작년 공정위 과징금 우미·SK·KT 순

2026-03-03 13:00:02 게재

이동통신 3사, 5G 속도 담합 등 수백억대 과징금

공정거래실천모임, 기업집단 지정기준 상향 제안

지난해 대한민국 공정거래 질서를 어지럽힌 기업들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3일 공정거래실천모임이 발표한 ‘2025년 법 위반 기업 통계’를 보면, 건설사와 통신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과징금 부과와 법 위반 행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 변화가 빠른 정보통신산업 분야에 대한 신속한 구제책 마련과 현실에 맞는 기업집단 규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건설·통신업계 집중 = 2025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집단은 우미(484억원)로 집계됐다.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면 통신사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SK텔레콤(388억원)이 단일기업 기준 과징금 1위를 기록했으며, KT(299억원)와 LG유플러스(277억원)가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5G 서비스 속도 허위 광고와 담합 등 소비자 후생과 직결된 분야에서의 위반 행위가 엄중한 심판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우미개발(132억원)과 대방건설(120억원) 등이 고액 과징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 과징금 규모뿐만 아니라 법 위반 횟수 면에서도 특정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기업집단 기준으로는 우미가 11회의 위반을 기록해 공동 1위에 올랐다. 가구업체인 한샘 역시 11회로 집계, 유통과 중견기업군에서의 법위반 사례가 두드러졌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한샘(8회)이 가장 잦은 위반을 저질렀다. 우아미가구(4회)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집단의 총수가 직접 고발된 사례로는 농심(총수 신동원)이 유일했다.

◆동의의결제도 혁신 목소리도 = 보고서는 공정위의 현행 법 집행 방식에 대한 제안도 담았다. 특히 ICT 분야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 통상 2~3년이 소요되는 공정위 심의 결과 소송 절차를 거치고 나면 이미 시정조치의 실익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기업과 협의해 스스로 시정 방안을 마련하는 ‘동의의결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업결합 등에 동의의결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신청이 기각될 경우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 기간이 더 길어지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CT 분야의 조속한 경쟁 질서 회복을 위해 동의의결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2017년에 도입된 현행 기업집단 지정 기준(공시대상집단 약 10조원, 상호출자제한집단 5조원)을 경제규모 성장에 맞춰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임원이 지배하는 회사의 계열사 편입 기준을 완화하고, 모든 신고 사건을 조사하기보다는 중요한 사건을 선별해 집중 조사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안이 함께 제시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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