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공공보험으로 요양·재활·간병·돌봄 지원 ”
국민건강보험 불충분 보완
건강보험 보장률 65%. 국민건강보험이 전국민을 포괄하고 있음에도 한국 의료체계는 여전히 높은 본인부담과 비급여 의존 구조에 놓여 있다. 그 공백을 실손 중심 민간보험이 메우고 있다. 하지만 과잉의료와 형평성 저해, 재정 왜곡이라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상호부조형 제2 공공보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민건강보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구조로 '이중 공공보험 체제'를 통해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주한 프랑스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의료공제보험 도입을 위한 국제세미나’에서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협연합회 회장은 “제2 공공보험을 도입해 현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이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장기요양·재활·간병·돌봄 등 영역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국적으로 시행될 노인과 장애인 등을 위한 의료-요양 통합돌봄의 안착을 위해 주목된다.
3일 임 회장에 따르면 현재 한국 건강보험의 공식 보장률은 약 65% 수준이다. 나머지 35%는 본인부담과 비급여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 결과 국민 상당수가 실손보험 등 민간보험에 의존한다. 문제는 이 구조가 단순한 보완을 넘어 의료 이용 행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민간보험 가입자는 비가입자보다 건강보험 급여 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다. 입원일수와 외래 방문 횟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구조는 건강보험 재정에 간접적 부담을 주고 의료보장의 형평성을 약화시킨다. 고소득층은 민간보험을 통해 위험을 충분히 분산하지만 저소득층은 가입이 어렵거나 보장 범위가 제한된다.
상호부조형 제2 공공보험은 이러한 보장 공백을 보완하자는 구상이다. 건강보험 보장 밖의 고액 비급여 및 본인부담 상한 초과 비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 암 치료, 희귀질환, 신의료기술 등 고비용 영역에서 가계 파탄 위험을 줄이는 역할이다.
장기요양·재활·간병·돌봄 등 사회보험이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 영역을 지원한다. 고령화 심화 속에서 의료와 돌봄의 통합 관리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기능적 확장이 가능하다.
민간보험에서 배제되기 쉬운 고위험·저소득 집단을 집단 단위 상호부조 방식으로 포괄한다. 이는 단순 상품 판매가 아니라 공공 인프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이렇게 되면 국민건강보험은 충분히 필수의료를 보장하고 상호부조형 제2 공공보험이 보완·대체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임 회장은 “도입 방식은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비급여서비스등 특화된 의료돌봄서비스의 필요성이 큰 농촌지역 혹은 특정 직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성과 평가 후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며 “데이터 기반 평가를 통해 재정 안정성과 정책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는 법정 건강보험(SHI)을 일반 제도, 자영업자 제도, 농업 제도 등 3대 제도와 여러 소규모 특별제도로 운영한다. 이들 기금은 모두 동일한 급여·보장정책을 적용받고 국가가 설정한 하나의 정책·예산 틀 안에서 운영된다. 국가 단위 풀링과 상호 보조를 통해 재정 격차를 조정한다.
공적·준공적 보완보험법정 건강보험이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보장한다. 하지만 본인부담(코페이·잔액분)을 보완하기 위해 비영리 상호부조조합(mutuelle)이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공공부문 종사자 등 특정 집단은 국가 또는 고용주가 상호부조형 보완보험을 공적·준공적 성격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법정 건강보험과 공제보험 운영을 통해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이 7~8%에 불과하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