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보험사들 걸프지역 보험 취소
호르무즈해협 통항 마비
한국선박 위험해역서 피항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원유 해상운임도 치솟고 있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과 걸프전(1990~1991년) 때도 선박들은 비싼 전쟁보험료를 내면서 운항했지만 이번에는 전쟁보험도 작동하지 않는다.
영국 런던선주상호보험(P&I)조합과 뉴욕에 본사를 둔 아메리칸클럽 등 세계 주요 해상보험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전쟁위험보험 담보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공습을 단행하고 이란이 걸프지역 미군기지와 기지가 있는 국가들을 폭격하면서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PG) 운반선을 포함해 최소 15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해역에 정박한 상태다. 주말 동안 최소 3척의 유조선이 피격됐고 선원 1명이 사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혁명수비대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협회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현재 한국 국적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구역에서 벗어나 유럽 쪽과 오만만 쪽으로 피항한 상태다.
정부는 해협의 오른쪽 끝부분에 있는 무산담반도를 중심으로 해역을 관리하고 있다. 정부와 선사들은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상태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인근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와도 소통하고 있다.
해역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가스 등의 해상공급망도 닫히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하루 평균 1570만배럴로 세계 교역량의 34%다. 올해는 하루 평균 1900만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LNG도 지난해 기준 전세계 해상 교역량 4억2900만톤 중 20%인 8600만톤이 이곳을 지나 운송됐다.
하지만 지난 1일 해협을 통과한 물동량은 올해 평균 대비 86% 줄었다.
통항 선박도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15척, 18척으로 줄었던 유조선이 1일엔 3척까지 급감해 원유 해상공급망의 핵심 축이 붕괴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조선운임은 폭등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중동에서 중국으로 가는 항로는 발틱운임지수 기준운임(WS)이 2월 13일 138에서 2월 27일 225로 급등한 데 이어 3월 2일 410으로 폭등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 위기와 장금상선의 대규모 VLCC 매집 등으로 치솟고 있던 유조선운임이 전쟁으로 유래없는 폭등세를 보이면서 일부 선사의 경우 WS 525(직전일 WS 225 마감)에 계약했다는 소식도 시장에 돌고 있다.
유조선 선사들의 수익성 기준이 되는 일일 수익(TCE)도 기준운임지수 폭등과 함께 천정을 뚫고 있다. 지난달 13일 12만2496달러 수준의 TCE는 27일21만8154달러로 치솟았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