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변호사회, 촉법소년 연령 하향 신중 접근 촉구
“처벌 강화보다 교화 우선”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허윤정)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앞서 소년범죄에 대한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변은 3일 성명을 내고 “아동·청소년의 권익 보호와 건전한 사회 복귀를 사명으로 하는 전문가 단체로서, 처벌 강화에 앞서 현행 제도의 실효성과 한계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2개월 내 결론을 도출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형사미성년자 범죄 증가와 흉포화 등을 근거로 하향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대통령은 초등학생(만 13세 미만)과 중학생(만 13세 이상)을 구분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여변은 법무부가 밝힌 ‘소년범죄 종합대책’과 재범 방지 대책의 구체적 성과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만 14세 미만도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통해 신체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여변은 일부 강력범죄 사례와 단편적 통계가 반복 부각되며 논의가 ‘교화’보다 ‘처벌’ 중심으로 기울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이후 소년법의 실질적 개정이 없었던 점도 짚으며, 제도 점검 없이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6호 처분 대상 아동이 이용하는 치료·보호시설 운영 실태, 소년분류심사원 기능과 환경, 우범소년 제도 운용, 교정 인프라 부족 등 현장의 구조적 과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 해석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제시했다. 성범죄를 제외한 강력범죄 증가 추세가 명확하지 않다는 해석 여지가 있고, 성범죄 역시 온라인 그루밍의 범죄화, 디지털 환경 변화, 코로나19 영향 등 복합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변은 연령 하향의 범죄 억제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교정시설 인프라 개선과 디지털 성폭력 예방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통합 교육·안전망 구축 등 예방 중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영 여변 아동청소년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아동·청소년은 처벌의 대상 이전에 교화와 계도의 대상”이라며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처벌보다 회복과 성장을 우선하는 합리적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