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개인 책임 아닌 국가 관리 대상”
‘세계 비만의 날’ 국회 토론회
비만을 개인 책임이 아닌 국가 관리 대상 질환으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4일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비만학회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비만 환자의 미충족 의료 수요 반영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도 ‘예방’ 중심의 틀에 머물러 있는 현 제도에서 벗어나 질병 단계에 이른 비만 환자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이준혁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간사는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공적 재원을 투입 중인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국내 실정에 맞는 단계적 급여화 모델을 제안했다.
이 간사는 “해외 사례는 비만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이 단순한 약제비 지원을 넘어 환자의 지속적인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의료비 절감에 기여하는 필수적인 보건 의료 전략임을 시사한다”면서 “국내에서도 비만병을 ‘개인의 책임’에서 ‘국가의 관리’ 영역으로 전환해 고위험군과 사회적 약자를 우선순위로 하는 단계적 건강보험 적용과 더불어 생활습관 교정을 통합한 한국형 비만병 관리 체계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유현 같이건강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비만 치료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서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병은 건강보험, 미용은 비급여라는 인식이 분명한 현실에서 치료제가 비급여로 남아 있는 구조는 비만을 질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작용한다”면서 “이는 치료 접근성을 제한할 뿐 아니라 비만에 대한 질환 인식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만치료에 대한 보험 논의는 비만을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공식화하는 정책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와 비만학회의 논의와 제안을 고려해 비만관련 건강보험 적용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환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이사는 ‘설탕세’ 도입을 제안했다. 박 이사는 과거 담뱃세가 흡연율 감소와 건강증진 재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당 함유 음료나 초가공식품에 대한 건강증진 목적세를 도입해 이를 비만 치료 급여 확대와 취약계층 관리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탕세는 단순한 세수 증대 수단이 아니라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 자체를 교정하는 구조적 개입”이라며 이를 통해 예방과 치료가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서 의원은 “비만을 체계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강화하고,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하며, 근거에 기반한 정책 설계를 이뤄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향후 제도 개선 및 정책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소원 김규철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