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에서 K-블루푸드 해법 찾는다”

2026-03-04 13:00:05 게재

연구·기업 집적 고부가 구조로 대전환

박형준 "글로벌 해양거점 도시 될 것"

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을 따라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거대한 창고와 저장시설이 쉼 없이 이어졌다. 마스강을 따라 펼쳐진 컨테이너 터미널과 정유·화학 설비, 대형 물류센터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도심 항구에서 북해 방향 마스블락테까지 약 80㎞. 이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로테르담 항만이다. 이곳은 유럽 최대이자 1위 항만으로, 북해를 통해 대서양과 연결되고 라인강 수로를 따라 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내륙으로 이어지는 관문 역할을 한다. 유럽 물류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은 거대한 광역 산업단지다. 풍력 발전을 이용한 자급자족 친환경 전기로 운영되는 것 또한 특징이다. 로테르담 = 곽재우 기자

●도시 넘어 유럽 내륙으로 이어지는 관문 = 로테르담 항만은 한 도시의 항구에 머물지 않는다. 로테르담시를 중심으로 북해 연안 여러 지자체에 걸쳐 형성된 광역 산업·물류 벨트다. 항만과 배후단지, 물류기업과 가공공장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 철도와 도로, 내륙수로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화물은 항만에서 곧바로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다. 항만이 단순 하역 기능을 넘어 가공과 유통, 재수출의 출발점으로 기능하는 구조다.

특히 냉동·냉장 화물을 처리하는 리퍼(reefer) 인프라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저장·처리 설비를 기반으로 농수산물이 집적되고, 선별·가공·포장 과정을 거쳐 다시 세계 시장으로 나간다. 항만 인근에는 식품 가공·포장 기업과 물류기업이 밀집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품질 관리 기준도 표준화돼 있다.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운영본부장은 “로테르담항은 수입 원물을 가공해 재수출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가공무역 기반이 탄탄하다”며 “항만과 배후 산업단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항만이 ‘보관-가공-재수출’로 이어지는 부가가치 사슬을 완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테르담에서 차로 약 1시간 10분 떨어진 와게닝겐 대학교는 농식품·생명과학 분야 세계 최상위권 대학으로 꼽힌다. 캠퍼스와 인근 연구단지에는 유니레버, P&G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등 200여개 기업 연구시설이 들어서 있다. 실험실에서 나온 기술이 파일럿 생산과 제품화 단계로 곧바로 이어지는 ‘현장 밀착형 연구’가 특징이다.

이 일대 푸드밸리에는 수천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해 ‘연구-실증-사업화-수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한다. 대학의 연구 성과가 기업의 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연결되며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선순환이 작동한다. 공공과 민간, 학계가 긴밀히 협력해 혁신 속도를 높이는 생태계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부산이 주목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전국 최대 수산물 집산지인 부산은 풍부한 냉동·냉장 인프라를 갖췄지만, 여전히 보관과 유통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네덜란드처럼 항만을 중심으로 연구와 산업을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부산의 전략이다.

●감천항 중심 1105억원 투입 = 부산시는 감천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총 1105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K-블루푸드 수출 허브를 조성한다. 수산식품 가공·유통·물류 기능을 집적한 클러스터를 2028년까지 구축하고, 전국 최초 수산기자재 시험·인증센터를 설립해 장비 국산화와 기술 고도화를 지원한다.

글로벌 수산물 거래소 설립을 통해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블루푸드 융복합 특구 지정을 추진해 세제·행정 지원을 강화한다. 통관·검역·물류를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탑 지원체계도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해 지역 대학·연구기관과 기업이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 판로를 함께 개척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의 수산 인프라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2030년을 기점으로 연구와 가공, 수출까지 아우르는 K-블루푸드 허브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암스테르담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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