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진입 방해’ 대웅제약 항소심 첫 공판
지난해 1심서 징역 2년, 벌금 1억원 등 받아
피고인측 “원심 법리오해·양형부당” 등 주장
약품 특허권을 이용해 경쟁사의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진입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과 벌금 등을 선고 받은 대웅제약 임직원과 법인이 항소심에서 원심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적극 피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4-2부(엄철 부장판사)는 3일 김 모씨 등 임직원 5인과 대웅·대웅제약 법인 2곳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위장약 알비스 특허권을 이용해 경쟁사의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진입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대웅제약 지식재산팀 팀장 김 모씨에게 징역 2년, 제품개발실장 강 모씨에게 징역 1년, 지식재산팀 차장 이 모씨에게 징역 10개월(집행유예 2년), 연구원 조 모씨에게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 신제품센터장 김 모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아울러 양벌규정에 따라 대웅제약에 벌금 1억원, 지주사 대웅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앞선 2022년 5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김 팀장 등 4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김 센터장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1월 조작한 시험 데이터로 특허 심사관을 속여 이듬해 1월 위장약 ‘알비스D’의 특허를 출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위장약 알비스의 특허권자인 대웅제약은 경쟁사 안국약품이 복제약을 발매하자 2016년 2월 거짓 특허를 토대로 특허침해 금지소송을 제기한 뒤 이 사실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안국약품의 시장 진출을 방해하고 경쟁사 고객을 유인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대웅제약이 2013년 1월 특허 만료로 경쟁사들이 복제약을 본격 개발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실험 데이터가 조작된 수치로 작성됐고 업무 책임자들은 이러한 데이터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알비스D 특허 출원은 제네릭 시장에서 타 업체 진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충분히 보여진다”고 판결했다.
이어 “대웅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이와 관련해 사실 여부를 조사하는 등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며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로 일어난 범행이 아니고 윗선의 지시가 있었거나 조직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3일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 대리인들은 “거짓 특허라면 특허법으로 규율해도 되는데 구성요건이 엄격하고 형벌이 무거운 형법을 적용한 원심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허위 데이터 제출과 특허청 심사 직무의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피고인들이 특허심사관의 직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해했는지 원심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 강씨의 변호인측은 “피고인 조씨가 수사과정에서 하지 않은 진술을 1심 법정에서 갑작스레 꺼내는 바람에 이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며 항소심에서 조씨를 신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도 다음 공판 때 증거은닉만 유죄로 인정되고 인멸 부분은 무죄로 판단된 김 센터장에 대한 신문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달 31일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