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가구 담합’ 1심, 공정거래법 유죄
동성사 등 3곳에 벌금, 대표 3인 집행유예
“건기법은 무죄, 단순 시공 건설공사 아냐”
신축 아파트 시스템가구 입찰 과정에서 1200억원대 담합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구업체와 대표들이 1심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는 “건설공사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3일 건설산업기본법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성사·스페이스맥스 법인에 벌금 8000만원을, 쟈마트에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어 위 업체의 윤 모 대표, 육 모 전 대표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류 모 대표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류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민간 입찰의 공정성에 관한 신뢰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시장경제 원리, 소비자 보호를 저해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장기간 관행적으로 범행이 이뤄졌고, 일부 회사는 담합 대가로 수억원을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업체들은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건설사 10곳이 발주한 아파트 시스템가구 입찰 105건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업체들의 낙찰 금액은 1203억원에 이른다. 일부 업체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들러리 입찰 대가로 10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류 판사는 다만 건설산업기본법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류 판사는 “시스템가구 설치는 아파트 마감공사 이후 철제 기둥과 목재 선반을 나사로 고정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단순 시공까지 건설공사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해 피고인에게 확장 해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판사는 또 보강건설 발주 입찰과 관련한 일부 혐의는 범행 종료일 2020년 3월로부터 5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면소 판단했다.
류 판사는 양형 사유로 대형 건설사의 우월적 지위로 인한 불합리한 입찰 구조, 발주처의 실질적 가격 결정권, 부당이득 및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점, 피고인들의 재발 방지 노력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류 판사는 입찰 대가 수수와 관련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별건 사건의 동성사·스페이스맥스·제이씨 등 3개 회사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