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품은 ‘한옥마을’ 뜬다

2026-03-05 13:00:03 게재

서울시 2월 관리계획 고시

제기동 일대를 익선동처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한옥마을이 ‘제2의 익선동’으로 변신한다.

서울시가 제기동 988번지 일대 5만2576㎡를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하고 지난 2월 관리계획을 결정·고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일대는 한옥 165동이 밀집한 국내 유일의 기성시가지 전통시장형 한옥마을이다. 시는 인근 경동시장과 약령시를 찾는 유동인구를 한옥 골목으로 끌어들여 전통시장과 한옥이 공존하는 ‘경동한옥마을’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북촌·은평·익선동에 이어 또 하나의 도심형 한옥 거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공공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 참여를 유도한다. 시는 낡거나 변형된 한옥을 매입해 한옥 복합문화공간, 팝업스토어, 한옥스테이 등 거점 시설을 조성한다. ‘한옥감성스팟 10+’ 사업을 통해 카페와 전시장, 체류형 숙박 공간을 연계한 동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옥마당과 공중화장실을 확충하고 한옥 골목과 경동시장 아케이드도 정비해 보행 환경을 개선한다. 2027년부터 단계적 공공투자를 진행한 뒤 민간이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제기동 일대 건축자산 지정구역 위치도. 사진 서울시 제공

규제 문턱도 낮췄다. ‘제기동 한옥기준’을 새로 마련해 지붕(한식 기와), 한옥식 목조공법, 마당 3가지 필수요건만 충족하면 한옥으로 인정한다. 마당 상부를 투명 구조물로 덮는 ‘아뜨리움’도 허용해 상업·전시 활용성을 높였다.

기준을 충족하면 건폐율은 최대 90%까지 완화된다. 부설주차장 설치 의무 면제, 일조권 높이 제한 완화, 건축선 후퇴 기준 완화 등 각종 특례도 적용된다. 신축과 수선 시 보조금과 융자 지원도 뒤따른다.

시는 이번 경동한옥마을 조성으로 제기동 일대가 낙후된 이미지를 걷어내고 청년들과 해외 관광객들 발길이 모이는 도시한옥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2008년 ‘서울한옥선언’, 2023년 ‘한옥 4.0 재창조 계획’ 등을 통해 한옥 정책의 외연을 넓혀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기동 지정이 서울시 한옥 정책 기조가 보존 중심에서 활용·확산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제기동은 전통시장의 역동성과 한옥의 서정성이 공존하는 보석 같은 곳”이라며 “지속적인 규제완화와 공공투자로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K건축과 K컬쳐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서울 대표 핫플레이스로 자리잡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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