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일본, 왜 경제안보전략을 강화하나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다시 한번 해외자원 의존도를 억제하는 경제안보정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의 다카이치내각도 세계의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하고 중일 마찰도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안전을 중시한 외교정책, 헌법개정, 경제안보정책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정책형 재정운영 방침도 공식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기술혁신 분야, 안보 및 방위 산업 분야, 차세대 원자력 및 희토류 등 중요 광물 분야, 방재·신약·콘텐츠·푸드테크·항만·물류 등의 생활·인프라 분야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란 전쟁 계기로 경제안보 정책 중요성 부각
중일 마찰과 함께 대중의존도가 높은 희토류의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본의 해저 희토류 자원 개발이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심 6000m의 해저에서 희토류를 포함하는 진흙의 회수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물론 이 사업의 실용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초심해 자원의 채취 성공은 일본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본은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을 포함하면 세계 6위의 해양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양자원 부국으로 도약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등에는 미나미토리시마 이외에도 코발트 니켈 망간 동 등 각종 자원의 매장이 기대되고 있는 광구가 많다. 사실 미나미토리시마 희토류 자원 개발도 이러한 해저자원 개발 전략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 개발하려는 이들 광물은 재생에너지 배터리 등 탈석유 녹색산업을 뒷받침하는 전략자원이며, 차세대 산업을 위한 공급망 안정화, 대중국 의존도 절감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물론 일본이 단순한 자원부국화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해양자원을 탐사하고 채굴 및 제련, 가공하는 기술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기 때문에 탐사선 등의 선박기술이나 해저플랜트 등을 포함한 해양자원 기술에서 강점을 확보하는 의미도 있다. 이는 다른 국가의 탈석유 해양자원 개발 사업에서도 일본기업이 기술적 강점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6000m의 해저에는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가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로봇 굴삭기나 해저의 진흙을 차질 없이 환경친화적으로 수면 위로 올리는 시스템, 거센 해류 등에도 대응할 수 있는 고강도 파이프라인을 위한 소재 및 운영 기술, 전체 공정을 통합 관리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사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본기업은 자사의 첨단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이러한 해저자원 개발 노력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녹색산업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인지 불확실한 측면도 있다. 미국의 탈탄소화 후퇴도 있고 중국의 전기차가 테슬라 등을 밀어내고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하는 등 재생에너지 배터리, 그리고 전기차 수소 원자력 등 저탄소 첨단 제조업에서 중국의 우위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한미일 협력과 함께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 유지 중요
전략광물과 연계된 중국 주도의 탈석유 공급망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며 더욱 확충되고 있다. 신에너지 산업은 AI 디지털 혁신, 첨단 군사 분야 등과 함께 전략광물의 공급망을 좌우하는데, 한미일 및 서유럽의 공급망이 상대적으로 빈약해지고 있는 현실은 희토류 자원개발만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물론 우리로서는 일본의 해양자원 개발과 같이 난이도가 높은 국가적 차원의 프론티어 개척 프로젝트로 첨단 기술력의 획기적 제고에 주력할 필요도 있다. 또한 그린 이노베이션과 중요 광물 공급망의 고도화를 일체적으로 모색해 한미일 협력과 함께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 유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