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상·사조·삼양사·CJ제일제당 전분당 담합 심의 착수
“7년 6개월간 조직적 가격 담합”
관련매출액만 6조2천억원 규모
과징금 최대 1.2조원대 가능성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상·사조씨피케이·삼양사·씨제이(CJ)제일제당 등 국내 전분당(澱粉糖)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4개 제조·판매 사업자의 부당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심의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6일 공정위는 전분당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전날 4개사에 송부하고, 같은 날 위원회에 제출, 심의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대상 등 4개 회사는 2018년5월부터 2025년10월까지 총 7년6개월에 걸쳐 반복적·조직적으로 전분당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6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산정됐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3개 제당사의 설탕 담합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분당 관련 합의 혐의를 포착한 것이 발단이 됐다.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끈질긴 추적 조사를 벌여 밀가루에 이어 전분당 제조·판매사업자들의 조직적 담합을 줄줄이 적발했다. 본격적인 조사는 2025년10월부터 2026년 3월초까지 142일에 걸쳐 진행됐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분쇄해 생산한 전분(분말 형태)과, 이 전분을 가수분해해 만든 당류(물엿·포도당·액상과당 등)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라면·과자·빵 등 식품의 원재료로 쓰이는 식품용과 제지·철강 산업에서 접착·코팅 용도로 활용되는 산업용으로 나뉜다. 일상 식탁과 제조업 현장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인 만큼, 가격담합의 파급력은 소비자 물가에 직결된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가격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관련 임직원 고발 등의 조치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2026년 2월에는 검찰이 고발을 요청한 4개 법인에 대해 이미 고발 조치가 이뤄졌다.
앞으로 공정위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 심의를 거쳐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관련 매출액 6조2000억원을 기준으로 산술 적용하면 최대 과징금은 약 1조2000여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법적 상한선으로, 실제 부과 금액은 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4개사는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하는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민생 물가와 직결된 중대 사안인 만큼, 방어권 보장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번에 안건으로 상정된 전분당 판매가격 담합 외에도 4개사 중 일부가 실수요처에서 벌인 입찰 담합 행위와 전분당 부산물의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은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집중 감시와 엄중한 법 집행을 통해 담합 유인이 실질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특히 민생에 부담을 유발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 엄중한 제재, 신속한 가격 정상화가 이뤄져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정위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그 성과가 물가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조치 의견을 기재한 것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