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 자연·기계 환기 병행해야 감염 위험 낮춰
기계환기 의무·인센티브 필요
장기요양시설에서 감염병 전파를 줄일려면 자연·기계 환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연환기만으로 한계가 있어 기계환기를 의무화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 나온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충남감염병관리지원단 등 연구진은 지난해 서산시 노인요양시설 27곳에 대한 환기 실태 조사와 감염병 위험도 평가를 통해 ‘2025년 서산시 노인요양시설 환기 실태 및 SARS-CoV-2 공기전파 위험도 평가’ 보고서를 냈다.
연구진이 기계환기 설비가 있는 시설을 대상으로 단독 자연환기와 자연·기계환기 병행 조건을 토대로 감염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모든 시설에서 병행 환기를 할 때 예상 감염 위험도가 감소했다.
예상 감염 위험도는 자연환기 시 최대 97.1%에서 기계환기 병행 시 73.9%로 23.2%포인트(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열 교환기가 설치된 13곳을 대상으로 각 설비의 최대 환기량을 반영해 예상 감염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모두 자연환기 대비 위험도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기계환기 설비가 감염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수단임이 확인됐다”며 “평상시에는 전열교환기 세기를 ‘약’으로 가동하는 것을 유지하되,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전열교환기 세기를 ‘중’ 또는 ‘강’으로 가동해 감염위험도를 최대한 낮추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진은 “장기요양기관 평가지표에 클린룸 오염제거 적정 수준(ACH 기준)과 기계환기 설비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환기방식에 따라 등급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기적인 환기량 실측과 모니터링을 제도화하고, 기계환기 개선 및 설비 교체에 대한 재정 지원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환기 방식은 △창문 틈새 환기구 등을 통해 공기가 자발적으로 유입·배출되는 자연환기 △팬과 덕트 전열교환기 등을 이용해 일정한 풍량과 공기 교환율을 유지하는 기계 환기 △두 방식을 병행하는 복합 환기로 분류했다.
호흡기 감염병의 공기 전파 위험도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델타 변이를 가정해 노출 시간 등에 따라 추정했다. 시설 27곳 중 19곳에는 기계환기 설비가 있었고, 나머지 8곳에는 기계환기 설비가 없었다.
시설들의 하루 자연환기 빈도는 3~8회, 자연환기 시간은 5~27분, 자연환기 시 시간당 공기 변화는 평균 0.9·표준편차 1.0(0.9±1.0)이었다. 기계 환기 시설 19곳의 기계환기 시 ACH는 0.4±0.2였다.
자연환기 만으로 2 ACH 이상 충족한 시설은 3곳으로, 해당 시설들은 창문을 상시로 개방해 환기하고 있었다. 기계 환기 만으로 2 ACH 이상을 충족한 시설은 없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시설의 입소자는 대부분 고령자이다.
기저질환과 면역 기능 저하로 인해 인플루엔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에 특히 취약하다.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다수의 입소자가 침실, 프로그램실, 식당 등 공용 공간을 공유함에 따라 공기∙비말 전파를 통한 집단 감염위험이 크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