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회복세…2026년 성장률 1.8~2.1%”
AMRO “올해 1.9% 성장”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1.8~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를 제시했다. 세계기구 모두 “한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방 위험이 크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AMRO 보고서는 최근 중동 사태 영향을 반영하지 않았다. 사태 추이에 따라 실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AMRO “반도체 수출·소비 회복이 성장 견인” = AMRO는 10일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19일까지 AMRO 미션단이 한국을 방문해 재정경제부·한국은행 등과 실시한 연례협의 결과를 담았다.
AMRO는 한국의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2025년(1.0%)보다 0.9%p 높다. AMRO 수석이코노미스트 키안 헝 페는 “한국 경제가 민간 소비 회복과 견조한 수출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 전망도 안정적이다. AMRO는 202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9%로 예상했다. 2025년(2.1%)보다 0.2%p 낮다. AMRO는 “한국 외환보유액이 단기 외채의 약 2.6배 수준으로 외부 충격 대응에 충분한 완충재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AMRO가 진단한 하방위험은 = AMRO는 낙관론만 내놓지 않았다. 위험 요인을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단기 위험은 세 가지다. 첫째,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교역국의 성장 둔화다. 둘째, 서울 주택시장의 급격한 가격 조정 가능성이다. 셋째,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다.
중장기 위험은 좀 더 구조적이다. AMRO는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에서 글로벌 경쟁 심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도 경고했다. 가장 장기적인 위험으로는 인구 구조 변화, 곧 저출생·고령화를 꼽았다.
◆다른 국제기구들은? =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세계경제전망 수정에서 한국의 2026년 성장률을 1.9%로 0.1%p 상향 조정했다. 미국 관세 정책, 지정학적 긴장 고조, 반도체 경기 둔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주요 하방 위험으로 지목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2026년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국제기구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27년에도 2.1%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들 3개 기관이 진단한 한국의 성장 동력은 소비 회복과 수출이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2025년에 집행한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의 소비 쿠폰 효과가 민간 소비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동사태, 메가톤급 변수 = 이번 AMRO 보고서에는 명시적인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한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가 100달러 지속 시 한국 국내총생산은 0.3%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1.1%p 추가 상승한다. 유가 150달러까지 오르면 국내총생산 타격은 0.8%p로 커진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1.9%라는 AMRO 전망치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의 2.1%도 달성이 어렵다. 최악의 경우 한국 성장률은 1% 전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