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칼럼

지방선거 앞두고 요동치는 선거연합 셈법

2026-03-11 13:00:03 게재

6월 지방선거가 80여일 남은 시점에서 정당들은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섰다. 민주당은 강원도(우상호), 인천(박찬대), 경남(김경수) 등에 대한 단수공천을 확정짓고 나머지 지역은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각각 50% 반영한 경선방식으로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윤 어게인’ 반대를 결의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쇄신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치구도상 여당인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대통령 지지도가 60% 내외로 안정적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의 1.5~2배로 나타난다. 국민의힘은 내란세력 청산 프레임이 지배적인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공천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낮은 정당 지지도로 공천후보의 자질이 낮아지고 결국은 당선가능성이 더 낮아지는 악순환이 국민의힘이 처한 작금의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 있는 부분이 선거연합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진보진영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보수진영의 선거연합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인지가 선거결과뿐 아니라 향후 이들 정당의 합당 여부를 가늠하는데 중요하다. 선거연합이 합당의 촉매가 될지 혹은 장애가 될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 선거연합 변수

선거연합에는 구조적 전제와 동의 조건들이 있다. 전제는 연합하는 두 정당의 이념적 차이가 크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연합을 했을 때 지지층 사이에 표 이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동의 조건으로는 첫째, 연합하지 않으면 둘 다 진다는 인식이 공유되어야 한다. 선거연합은 경쟁적인 다자구도에서 반대편 강자를 상대해야 할 때 가능성이 높아지고 세력균형이 불리할수록 연합의 필요성이 커진다.

둘째, 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단일화 과정에서 패한 후보가 승복할 수 있는 규칙의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선거 후 보상책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단일화에서 양보한 인물에게 선거 승리 후 권력배분의 배려가 기대될 때 선거연합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선거연합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다. 연합하지 않아서 패할 선거구가 많지 않고, 대구·경북에서 혁신당의 지지가 높지 않아서 연합한다고 해도 승리 가능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미 몇 명의 광역단체장을 전략 공천했고,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할 후보 6명도 선정을 마쳤다.

혁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조 국 대표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민주당이 조 국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배려를 한다면 이에 보답해 혁신당은 선거 경쟁이 높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암묵적 양보의 가능성이 높다. 혁신당은 지역적 지지토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연합 없이 선거경쟁을 벌일 것이다. 혁신당이 선전한다면 차후 양당의 합당 과정에서 나름 권력배분을 요구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선거연합 과정에서 경선방식으로 기초단체장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혁신당이 거의 완패하기 때문에 정치적 타협을 통해 몇몇 선거구에서 민주당의 양보를 받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타협 대상 선거구에서 선거를 준비하던 민주당 후보가 강하게 반발하고 인적 조직을 넘겨주지 않거나 무소속 출마 등 선거 갈등이 야기되는 지역도 상당수 발생하게 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선거연합 가능성은 중앙당 차원의 공식 연합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지역 차원의 비공식적 협력만 제한적으로 가능한 상태로 보인다. 양당의 비대칭적 입장에 있다. 개혁신당은 선거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독자 출마를 통해 자신의 지지 규모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보수 재편에서 교섭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다른 보수를 표방하며 만든 정당이기 때문에 자칫 선거연합이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개혁신당과 연대가 절박하다. 개혁신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낸다면 보수표가 분산되어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치명적이 될 수 있다. 부산시장 선거도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이 선거연합에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국민의힘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에 따라 선거연합 성공여부가 영향을 받는다.

선거연합 향후 합당에도 영향 미쳐

이러한 시나리오는 지극히 선거공학적 관점에 바탕을 둔 것이다. 선거연합의 범위가 커질수록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선거연합은 향후 합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 깊게 살펴볼 부분이다.

이현우 서강대학교 석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