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용산’ 시대 연다
서울시교육청이 4월부터 ‘용산 시대’를 연다. 현 교육청이 지난 1981년 종로 신문로에 문을 연 지 45년 만이다. 신청사 건립에는 총 17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용산구 후암동 옛 수도여고 자리에 위치한 새 청사는 ‘개방과 소통’을 핵심 콘셉트로 설계됐다. 건물 중앙을 위층까지 비워 만든 ‘아트리움(atrium)’ 구조를 적용해 로비에 들어서면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내부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민과 교육행정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광장형 청사’를 구현했다. 기존 관공서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다.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는 4~6층은 정책 업무가 이뤄지는 행정 공간으로 사용된다.
공간 구성 역시 소통과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저층부에는 학생과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민원실과 휴게 공간, 교육정책 홍보·전시 공간을 배치했다. 중·상층부에는 본청 실·국 사무공간과 회의·협업 공간을 집중 배치했다. 특히 회의 공간은 공용 회의실을 포함해 총 45개로 이전 청사보다 크게 늘렸다.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크게 달라진다. 신청사에는 서울시교육청 최초로 자율좌석제가 도입된다.
기존 청사에서는 부서별 공간이 구분되고 직원마다 지정 좌석이 있었지만 새 청사에서는 실·국 단위로만 구역을 나누고 과 단위 부서 직원들은 섞여 앉게 된다. 직원들은 별도의 지정 좌석 없이 매일 자유롭게 자리를 선택해 업무를 보게 된다. 팀장 이하 좌석은 총 787석이며 과장 이상 간부는 별도 공간을 사용한다. 시교육청은 직원들이 5회 이상 연속으로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없도록 해 자율 좌석이 고정 좌석화되는 상황을 방지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같은 실·국 안에 있는 과들은 함께 협업해야 할 일이 많은데 자율좌석제를 통해 실·국 직원들이 섞여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전보다 부서 간 협력이 훨씬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매번 자리를 옮겨 다녀야 하고 같은 부서 동료들과 흩어져 일해야 하는 면에서 비효율적이란 지적도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과나 팀 단위로 모여 업무를 했던 행태가 갑자기 바뀌면 혼선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스마트오피스’ 개념도 도입됐다. 자율좌석 환경에 맞춰 좌석과 회의실을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던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시스템을 전 직무 공간으로 확대했다. 또 청사 내 어디서든 문서를 출력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통합 출력관리 시스템도 마련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신청사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서울교육 행정 체계를 미래형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70년 서울교육의 역사가 신청사를 계기로 정책은 더 빠르게, 지원은 더 촘촘하게, 소통은 더 가까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