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의뢰인 비밀유지권
수사기관이 법무법인의 법률 자문자료를 압수한 것은 위법할까? 그렇다.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는 2021년 5월경부터 투자자를 기망해 부실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었다. 서울남부지검은 2022년 7월 4일 장 전 대표와 임직원 등을 기소했는데,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면서 무죄가 확정되었다(2024도3248).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은 2024년 2월 23일 주식회사 장 전 대표 측이 검찰의 압수수색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준항고 사건에서 “압수 처분 중 법무법인 A 소속 변호사가 수신·발신한 메시지와 이메일, 변호사 작성 문서 자료 부분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는 결정을 하였다(2023보4).
이어 대법원 형사1부는 2026년 2월 20일 압수수색 처분 일부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 소송에서 검찰이 법무법인의 법률 자문자료를 압수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심결정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2024모730).
대법원은 “법률 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제한 없이 허용될 경우, 피의자와 피고인의 비밀 보장이 어려워진다. 비밀 보장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의뢰인이 변호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주저하게 될 우려가 있다. 결국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히 조력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법률 자문 서류에 방어권 행사의 방법이나 내용 등 사건의 핵심 비밀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아무런 제한 없이 이를 압수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의자나 피고인의 방어권을 현저히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비밀 보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 자문 서류 등의 압수는 원칙적으로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다만, 피의자나 피고인이 압수를 승낙한 경우, 변호인이 의뢰인과 공범 관계에 있거나 범죄 등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는 때에만 예외적으로 압수를 허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 대표변호사 하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