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선언’ 뒤 더 커진 갈등…‘장동혁 후속조치’ 공방

2026-03-12 13:00:03 게재

“장 대표가 후속조치 단행해야” … 장 “추가 징계 중단” 생색만

장, 선언 사전 논의 놓고 진실게임 … “미리 논의” “논의 안 해”

오세훈 오늘 후보 추가 등록이 분수령 … ‘장동혁 책임론’ 가능성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절윤 선언’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당의 발목을 잡았던 내홍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후폭풍이 더 거센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가 ‘절윤 선언’을 사전에 논의했는지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 양상이 빚어지는가하면, 선언의 후속조치를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 참석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12일 국민의힘에서는 ‘절윤 선언’ 후속조치를 놓고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친한계(한동훈), 소장파는 일제히 “장 대표가 선언의 후속조치를 단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 시장은 11일 SNS를 통해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면, 이제 그 길로 가는 실천의 주체는 당 지도부다. 지도부의 실천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후속조치로는 △혁신 선대위 구성 △친장계(장동혁) 인적쇄신 △친한계 징계 철회가 거론된다.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압박하는 내용이다.

장 대표는 곧바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장 대표는 11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그날 의총에서 밝힌 우리의 입장이 마지막 입장이 돼야 한다. 더 이상의 논란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속조치는 없으니, 선거에 매진하자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장 대표는 비주류가 요구한 후속조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소 전향적 입장으로 해석될만한 발언을 내놓았다.

장 대표는 12일 최고위에서 “지금 윤리위에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징계 논의를 하지 말아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추가 징계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당직을 맡고 있는 모든 분들은 당내 문제나 당내 인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며 “당직을 맡은 분들의 언행은 당의 입장으로 비쳐질 수 있고, 더 큰 무게감을 갖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류가 요구한 친장계 인적쇄신은 아니지만, 그들의 언행을 단속한 것이다.

양측이 후속조치를 놓고 충돌을 빚으면서 오 시장의 후보 등록 여부가 주목된다. 당은 12일 추가 후보 등록을 받는다. 1차 후보 등록에 응하지 않은 오 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배려한 조치다. 장 대표가 비주류가 요구한 후속조치에 미치지 못하는 조치만 내놓으면서 오 시장이 추가 후보 등록도 외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불출마 뒤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오 시장측은 12일 장 대표의 최고위 발언을 지켜본 뒤 후보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가 ‘절윤 선언’을 사전에 상의하고 동의했는지 여부를 놓고도 진실게임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선언을 주도한 쪽에서는 지난 6일 ‘남양주 8인 소주 회동’에서 선언 추진을 설득했고, 장 대표도 마지못해 수용했다고 설명한다.

장 대표와 가까운 김민수 최고위원의 주장은 다르다. 김 최고위원은 11일 “그날 장 대표는 ‘2~3주만 시간을 달라. 그동안 아무 변화가 없으면 제가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리겠다’ 이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읍소했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 자리에서 결의안이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장 대표측 인사는 당 지도부 해체 압박 때문에 장 대표가 어쩔 수 없이 선언을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장 대표와 비교적 가까운 최고위 구성원까지 ‘선언을 안 받으면 사퇴하겠다’는 뉘앙스를 비치는 바람에 장 대표가 선언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어렵사리 내놓은 ‘절윤 선언’ 이후 후폭풍이 더 거센 모습이 연출되면서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하기 어렵겠다는 비관론이 커지는 흐름이다.

특히 오 시장이 12일 후속조치 요구에 대한 장 대표의 미진한 반응을 이유로 또 다시 후보 등록을 거부한다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일각에서 ‘장동혁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장 대표의 사퇴나 2선 후퇴를 거듭 요구할 수 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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