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장기화로 물가상승률 3%대 재진입 우려

2026-03-12 13:00:07 게재

2월 소비자물가 2.4%, 시장 예상치 부합 … 전쟁 전 물가

대규모 비축유 방출에도 유가 급등 … 인플레이션 위험 ↑

국제유가 장기화로 올해 2분기에는 물가상승률이 3%대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4%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전쟁 전 물가다. 시장에서는 3월 이후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며 향후 물가 전망에 주목했다.

코스피는 하락,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 코스피가 소폭 하락하며 장 초반 5600선을 내주며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2월보다 3월 물가 전망에 주목 =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전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CPI)지수보다 3월 전망에 더 주목했다. 2월 물가지수는 헤드라인과 근원물가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지난달 28일 발발한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이로 인한 물가상승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전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의 연간 및 월간 상승률은 2.4%, 0.3%로 전월(각각2.4%, 0.2%)대비 보합 및 오름세 강화를 나타냈다. 근원 CPI의 경우 2.5%, 0.2%로 전월(각각2.5%, 0.3%)대비 보합 및 오름세가 소폭 둔화됐다.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임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증가하고 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10일 종가 기준 배럴당 87.8달러로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종가(72.87달러) 대비 20% 올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지난 2월 갤런당 2.91달러에서 3월 3.50달러로 20%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국제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차단이 몇 주간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가 안팎에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기간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분석가를 인용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포인트 올리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이 에너지 가격 외에도 비료, 화학제품, 중간재 가격 상승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유가가 안정화되더라도 에너지 가격 상승의 2차 파급 효과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3월 물가지수의 반등을 전망하며 관건은 고유가 지속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비료, 화학제품, 중간재 가격 상승 등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석유, 가스 부산물인 유황 가격도 급등했다.

◆상품물가 오름세 강화 될 듯 = 이에 비료와 화학 산업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실제 비료 원료인 요소 가격은 이번 주 톤당 700달러로 전쟁 이전보다 약 45% 급등했다.

현재 3월 10일까지 누적 평균 WTI 국제유가는 81달러로 전월대비 25.6%, 전년대비 18.7% 급등한 수준이고 이를 반영해 미국 소매 에너지 가격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들어 유가가 급등하며 헤드라인 상승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전년 대비 상승률로 환산할 경우 2.9~3.1%까지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3월 10일까지 누적 평균 WTI 국제유가는 81달러로 전월대비 25.6%, 전년대비 18.7% 급등한 수준이고 이를 반영해 미국 소매 에너지 가격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G7 국가들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등 유가 안정 조치가 있지만 뚜렷한 유가 하락 전환을 위해서는 전쟁 종식이 필요하다. 문 연구원은 “2~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근원물가 및 기대인플레이션으로의 파급과 실물지표 악화가 동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서비스 물가 둔화가 완만한 가운데, 상품 물가에 국제유가 변동성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품 중심의 물가 반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란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에너지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가 변화가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도 나온다.

◆뉴욕증시 혼조세…국채금리 상승 = 11일(현지시간) 고유가 장기화 우려가 여전히 남은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 마감했다. 2월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4% 오르면서 시장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여서 유가 급등발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한 것이다.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개전 직전 4%를 소폭 밑돌았던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대 위로 훌쩍 올라선 상태다. 2년물 금리가 6.3bp 상승해 3.652%를 넘겼고, 10년물 금리는 7.4bp 상승해 4.229%를 기록. 30년물 금리도 8.8bp 상승해 4.878%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혼조…환율 급등 = 한편 12일 국내 주식시장도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전일보다 4.83포인트(0.42%) 내린 5567.65로 출발한 코스피는 9시 21분 현재28.63포인트(0.51%) 하락한 5581.32에서 등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8.39포인트(0.74%) 오른 1145.22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4.83포인트(0.42%) 내린 1132.00으로 개장 이후 상승과 하락 전환을 반복하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달러환율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1480원대로 뛰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3.6원 오른 1,480.1원으로 장을 시작해 오전 9시 9분 현재 전일 대비 17.8원 오른 1484.3원에 거래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도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6% 오른 99.495이다. 전날 오후 98.695까지 내렸다가 반등해 99대로 올라왔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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