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감소하고 있는 국내복귀 기업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그런 만큼 기업 국내복귀(유턴, 리쇼어링)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높아졌다. 기업의 국내복귀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 주요 국가들의 핵심 산업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통해 자국 제조업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유턴기업 유치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유턴한 기업 수 14개 불과
산업통상부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유턴기업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2023년 연평균 유턴기업 수는 23.8개였으나 2024년에 20개사, 지난해는 14개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유턴을 취소한 기업 수도 14곳에 달했다. 유턴 활성화 지원정책이 시작된 2014년부터 2019년 연평균 복귀기업 수는 8.5개였다.
복귀기업의 투자규모도 정체상태다. 연도별 유턴투자규모는 2019년 3948억원에서 2020년 5400억원, 2021년 771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1조1078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 이후 4년째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2023년에는 1조1361억원, 지난해는 1조1000억원에 그쳤다.
지원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유턴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는 최근 크게 줄어들었다. 2022년 약 2039억원이던 보조금 집행 규모는 2023년 1687억원으로 감소했다. 2024년에 1245억원이 보조금으로 집행됐고 지난해는 1244억원이었다.
지난해 국내복귀기업 가운데 35%가 대ㆍ중견기업이 차지했다. 업종은 전기전자(31.4%) 자동차(23.9%) 금속(10%) 기계(7%) 순이었다. 복귀기업의 82%가 중국(77.3%)과 베트남(10.7%)에서 돌아왔다.
미국 일본 대만 등은 우리와 다른 모습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경기활성화와 실업난 해소를 위해 국내복귀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국내복귀는 지역경제 활력 제고 등의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토균형발전에도 한몫한다. 미국은 연간 1800개 기업이 유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직접투자와 함께 미국 국내 일자리 창출의 주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도 매년 600~700개 기업 정도가 국내복귀를 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보조금과 지방정부 지원이 결합된 구조여서 정책 성과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은 연간 70개 기업이 복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 뒤 투자세액공제나 토지 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한다.
우리 정부도 2013년 유턴법을 제정하고 2018년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유턴기업 지원 강화와 요건 완화 등을 담은 2023년 유턴 지원전략 2.0을 발표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무역전쟁,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첨단산업 중심으로 유턴 지원강화 필요성이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유턴기업 수 감소와 투자 취소 사례 증가, 보조금 집행 감소 등 지표들은 국내 복귀 정책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국내 제조 비용 상승이 기업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과 인력 확보, 노동환경 변화도 기업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국내 투자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해외 투자 환경이 여전히 매력적이다.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나 비용구조 측면에서 해외 생산 거점의 경쟁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국내 복귀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턴기업의 정책효과 점검이 필요한 시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유턴기업 정책은 단순한 기업 유치 정책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통상문제를 해결하고 국내경제와 선순환경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해외투자도 중요하다. 더불어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국내복귀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고용창출과 지역균형발전에 필요한 일이다. 지난해 복귀기업 78%가 비수도권으로 들어왔다.
유턴기업 정책이 실제 투자와 생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정책 효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돈을 국내본사로 들여오는 ‘자본리쇼어링’을 유턴투자로 인정해 해외투자와 유턴과의 선순환을 촉진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범현주 산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