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조 서울시금고, 수성 vs 탈환
신한·우리은행 경쟁
상반기 중 결정 될듯
55조원 규모 서울시금고 운영권을 둔 은행 간 혈투가 시작됐다.
13일 금융권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시금고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금고 심의 기간이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르면 다음달 안에 시금고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서울시 총예산(일반회계+기타 특별회계)은 49조3579억원이며 기금은 3조7715억원으로 연간 다루는 금액만 55조2493억원에 달한다. 전국 지자체 금고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다.
현재 서울시 1·2금고는 모두 신한은행이 운영권을 갖고 있다. 2018년 우리은행 104년 아성을 깨고 시금고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앞서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 금고 시절부터 시금고를 운영했다.
은행권이 서울시금고 운영권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브랜드 네임 제고와 전국 지자체 금고 운영권 영업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또 실제 관리하는 돈이 55조원에 이르는 만큼 저원가성 예금과 부수적인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금고도 시금고와 업무상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관련 영업에도 유리하다.
신한은행은 지난 8년간 시금고를 운영하며 막대한 투자를 해온 터라 높은 출연금을 써내더라도 운영권 유지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도 100년 이상 시금고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재탈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치구 금고 점유율을 앞세운다. 시금고가 바뀌는 와중에도 구금고를 수성해 현재 25개 가운데 56%를 우리은행이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경쟁이 치열하지만 KB국민은행 변수도 있다. 시금고 지정 평가항목과 배점상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시민 편의성이 약 20%를 차지한다. 서울 시내 운영 점포 수만 따지면 국민은행(291곳)이 우리은행(265곳), 신한은행(250곳) 보다 많다. 특히 올해는 예금금리 부문 점수 비중이 높아져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운 국민은행이 공격적 금리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서울시 안팎에서는 지방선거가 6월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해 시금고 선정을 안정적 평가를 거쳐 하반기에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수납시스템 구축 등 선정된 은행의 안정적 금고 운영 준비를 위해 선거와 무관하게 상반기 중 선정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