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법령정비·기관협의 필요”

2026-03-13 13:00:02 게재

전국 법원장들 ‘사법 3법’ 후속 조치 논의

“법왜곡죄 전담위원회 설치…형사부 지원”

법 시행 첫날 재판소원 16건…조희대 고발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시행 첫날 전국 법원장들이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재판소원 제도 관련 법령정비가 필요하며, 법왜곡죄 관련 형사부 법관 보호 및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 시행 첫날 재판소원 신청은 16건이 접수되고, 법왜곡죄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되는 등 관련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다.

13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전국 법원장들은 전날 충북 제천시에서 김시철 사법연수원장 주재로 간담회를 갖고 ‘사법 3법’ 공포·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기우종(사법연수원 26기) 법원행정처 차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법제도 개편 3법 통과로 사법 체계의 근간이 변화하고 이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있다”며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안건은 △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 △법왜곡죄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이었다. 올해 간담회에선 주요 현안 보고를 생략하고 곧바로 관련 발표·토론을 진행했다.

법원장들은 이날 재판 실무에서 △재판소원이 진행될 때 재판기록을 송부하는 절차 △사법부의 의견 제출 방식 △재판소원 인용으로 취소된 재판을 다시 하는 등의 후속 절차 △취소된 확정 재판을 전제로 이뤄졌던 집행의 효력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원장들은 “관련 법령 정비, 유관기관 협의 등을 통해 국민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실제 재판소원 제도 시행 첫날인 12일 오후 6시 현재 시리아 국적 난민의 강제 퇴거 명령 문제를 다투는 사건을 시작으로 법원의 확정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16건 헌법재판소에 접수되는 등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대법원에서 이날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판취소 헌법소원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측은 헌법소원 사건이 1년에 1만~1만5000여건 정도 접수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법원장들은 대법관 증원안(개정 법원조직법)을 두고는 대법 재판부(소부) 구성 및 심리 방식 변경 및 청사 등 물적 환경 조성 등이 논의됐다고 한다.

앞서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수가 대폭 늘어날 경우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의 토론 등 충실한 심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이에 대응한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장들이 사실심 강화를 위해 △법관 증원 △시니어법관 제도 도입 △재판연구원 증원 등의 대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대법관 수가 늘어나면 이를 보조할 판사인 재판연구관을 뽑아 대법으로 올려야 하는 만큼 1·2심 등 사실심이 부실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바 있다.

일선 법관들 사이에서 가장 큰 우려가 제기된 ‘법왜곡죄’(개정 형법)와 관련해선 형사법관 지원방안에 관해 깊이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법왜곡죄 도입 이후 형사 법관에 대한 고소·고발 등 외부적 부담의 증가로 형사재판부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형사재판에서의 어려움이 가중돼 국민이 누려야 할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 ‘법왜곡죄’ 시행 첫날인 12일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이 법왜곡 혐의로 고발됐다.

법원장들은 “형사 법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호·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하는 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위축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형사법관 보호 방안으로 △직무 관련 소송 지원을 위한 예산 확충 △법관 보호를 통해 재판 독립을 도모할 위원회 설치 및 운영 △신상정보 보호 강화 △매뉴얼 제작을 포함해 진행 단계별로 법관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 형사법관 지원 방안으로 △재판연구원 우선 배치 △형사전문법관 도입 △형사재판 관련 수당 증액 등 다양한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됐다고 한다.

전국 법원장들은 법원행정처에서 이런 논의 내용을 종합해 신속히 구체적 후속 절차 마련을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외부 기관과의 협의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법원행정처는 법 왜곡죄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 및 재판소원 대응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원장들은 13일에는 대국민 사법 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위한 인공지능(AI) 개발의 필요성과 단계적 추진 과제를 안건으로 간담회를 이어간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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