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금리·고환율, 2% 성장률 발목잡나

2026-03-16 13:00:16 게재

중동정세 악화 장기화 우려…환율 1500원 돌파

“유가 100달러 넘으면 성장률 0.3%p 하락 추정”

중동정세 악화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거시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당초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상정한 유가 수준을 크게 웃돌고, 시장금리까지 오르면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내다봤다. 건설경기(-0.2%p)가 성장률 기여도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반도체 호조 0.2%p △양호한 세계경제 0.05%p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이연 0.05%p △정부의 소비 및 투자지원책 0.1%p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올해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연간 64달러(상반기 65달러, 하반기 63달러)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을 경제전망의 기본 시나리오로 상정했다.

한은은 “브렌트유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상승하고 있지만, 연중으로는 초과공급이 이어지며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동정세가 갈수록 악화하고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올해 1월 초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지난 13일 기준 103달러까지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유(WTI)도 같은 기간 배럴당 57달러 수준에서 98달러까지 급등하더니 15일(현지시간)에는 100달러도 넘어섰다.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기준 3.28%까지 올랐다. 지난해 연말(2.95%) 대비 0.3%p 이상 올랐다. 회사채 투자적격으로 분류되는 BBB+ 등급도 같은 기간 6.88%에서 7.27%까지 급등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각종 대출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가장 높은 수준이 6.50%를 넘어서 7%대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초에 비해 상단이 0.120%p 높아졌다. 이 기간 은행채 금리가 3.580%에서 3.860%로 0.280%p 오르면서 주담대 고정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신용대출 금리도 신용 1등급 기준 연 3.930~5.340%로 두달 전에 비해 금리 하단이 0.180%p 올랐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하고 고금리가 이어지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유가는 여기서 파생되는 각종 화학제품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소비를 둔화시킬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하면 글로벌 차원에서 0.4%p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성장률은 0.1~0.2%p 하락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실질GDP 성장률은 0.3%p 후퇴하고, 배럴당 150달러를 웃돌면 0.8%p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중동정세 악화가 길어지면서 환율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0원대를 넘어섰다. 16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3원 오른 1501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 거래에서 장중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iM증권은 16일 주간동향보고서에서 고유가가 지속되면 이번주 환율이 1480~152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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