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광화문 공연 안전 관리 총력
경찰 6500명 투입 … 인파·건물·숙박·교통 전방위 대응 체제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복귀 공연을 앞두고 경찰과 서울시·정부가 도심 전반을 대상으로 한 종합안전관리 체제를 가동한다. 공연장 공식 관람객 2만2000명 외에도 무료 공연을 보기 위해 국내외 팬 최대 26만명이 광화문광장 일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서울 도심 전체가 사실상 대규모 인파 관리 체제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번 공연은 군 복무 이후 3년 9개월 만에 열리는 BTS 완전체 무대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계적인 대중음악 공연이 열리는 것도 이례적이다. 온라인 중계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이 공연을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도심이 글로벌 문화 행사 무대가 될 전망이다.
광화문은 조선시대부터 국가 중심 공간이자 현대 한국 사회의 상징적 광장으로 자리잡아 온 장소다. 정치 집회와 국가 행사 등이 열리던 공간이 세계적인 대중음악 공연 무대로 활용되는 것은 서울 도심 광장의 새로운 문화적 활용 사례로 평가된다.
경찰은 이번 행사에 경찰관 6500여명과 안전 장비 5400여점을 투입한다. 공연장 출입은 31개 출입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운영된다.
◆31개 출입구 통한 인파관리 = 경찰은 공연장 인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경기장 방식 인파관리 체계를 적용한다. 공연 관람 구역은 31개 출입구를 통해서만 출입하도록 운영한다. 관람객 동선을 제한된 출입구로 분산시켜 인파 밀집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현장 점검 인력을 통해 공연장 주변 주요 지점의 인파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인파 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질 경우 출입구를 통제해 추가 유입을 차단한다.
일반적으로 1㎡당 3~4명을 혼잡 단계, 5명 이상을 위험 단계로 본다. 밀집도가 높아지면 사람들이 서로 밀리며 파도처럼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인파 흐름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공연은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첫 초대형 인파 행사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당시 참사는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서 안전 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경찰은 공연장뿐 아니라 주변 도로와 건물, 지하철역 등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밀집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 인파 관리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광화문광장 주변 주요 지점의 혼잡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지하철 운영기관과 협력해 관람객 이동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건물 출입 통제·상권 대응 = 공연장 주변 건물 관리도 강화된다. 경찰은 광화문광장 인접 건물 보안담당자들과 협의를 진행해 공연 당일 건물 전면 출입구를 폐쇄하고 후면 출입구만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건물 옥상과 상층부 출입을 제한해 표를 구하지 못한 관람객이 옥상이나 발코니에서 공연을 관람하다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광화문 일대 상권과 유통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일부 매장은 공연 당일 휴점하거나 영업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백화점과 호텔 등 대형 시설은 보안 인력을 늘리고 안전 펜스와 차단봉을 설치해 인파 관리에 대비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공연 관람객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수와 간편식 등 주요 상품 물량을 늘리고 인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숙박시설 화재 안전 점검 확대 = 최근 서울 명동 인근 캡슐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광객 숙박시설 안전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화문과 명동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지역이어서 대형 공연과 관광객 집중 상황이 맞물릴 경우 안전 관리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최근 화재가 발생한 이른바 캡슐형 숙박시설에 대해 일제 점검에 착수했다. 공연 기간 숙박 수요 증가에 대비해 추가 화재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캡슐형 숙박시설은 모두 45개소다. 서울시는 화재수신기와 소화펌프, 방화문, 피난로 등 주요 소방시설 작동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정부도 서울시내 숙박시설에 대한 긴급 화재 안전 점검에 나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소방청은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서울 소재 숙박시설 7338개소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
점검 대상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4904개소, 한옥체험업 381개소, 종로구·중구 숙박시설 2053개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규모 케이팝 공연을 앞두고 서울을 찾는 내외국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급 안전 점검을 신속히 추진해 모두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통 통제·통신 대응 = 도심 교통 통제도 대규모로 실시된다. 세종대로 광화문교차로에서 시청교차로 구간은 공연 전날인 20일 오후 9시부터 공연 다음 날인 22일 오전 6시까지 33시간 동안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사직로와 율곡로는 적선교차로에서 동십자교차로 구간까지 행사당일인 21일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통제되고, 새문안로와 종로의 경우 포시즌스 호텔 앞에서 서린교차로 구간이 21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통제된다.
구체적인 교통통제 시간 및 우회구간 등은 120다산콜센터 및 BTS 컴백 라이브 공식 운영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경찰청 교통정보 안내전화 및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행사장 주변 도로에는 차량 돌진을 막기 위해 철침판과 바리케이드, 경찰버스 등이 설치된다. 공연장 출입구에는 금속 탐지기가 설치돼 관람객 휴대물품 검사가 진행된다.
이동통신사들도 통신장애 예방에 나섰다. 이동통신 3사는 이동기지국과 임시 중계기를 추가 설치하고 통신망 용량을 확대해 행사 당일 통신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공연 이후 인파 이동 관리 = 공연 종료 이후 인파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경찰은 관람객이 한꺼번에 이동하지 않도록 지하철역 방향으로 순차적 이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당일 오후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은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하고 역 출입구도 통제된다. 버스도 우회 운행한다.
경찰은 혼잡 상황에 따라 을지로입구역·종각역·안국역 등 주요 지하철역의 열차 무정차 통과도 요청할 방침이다. 또 공연 이후 관람객이 이태원·홍대·성수 등 주요 관광지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해당 지역에 경찰력을 사전 배치해 우발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서울 도심 안전관리 시험대 = 이번 공연은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세계적 문화 행사이면서 동시에 서울 도심 대형 행사에서의 안전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십만 명이 모이는 대형 행사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경험이 앞으로 서울 도심 행사 관리 기준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세풍·이재걸·이제형·김신일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