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난방공사 잡아라’…광주·전남 총력전

2026-03-18 13:00:01 게재

2차 공공기관 40개 유치 돌입

‘행정 통합 우선 고려’ 기대감

지역산업 연관 논리 정교해야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오는 7월 전국 최초로 통합 특별시가 출범할 광주·전남이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최대 수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정부는 행정통합 지자체에 ‘공공기관 이전을 우선 고려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지만, 타 지자체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지역 산업 특성 등에 기반한 유치 논리를 정교하게 짜야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2차 이전 대상 수도권 공공기관과 이전할 지역에 대한 검토에 본격 착수하는 등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올해 하반기에 350여개 이전 대상 기관 현황 조사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고 내년부터 본격 이전을 추진할 전망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올해 하반기에 추진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타 지자체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확실한 우위에 서기 위해 유치논리를 정교하게 다듬는 등 치밀한 유치 전략을 짜고 있다. 우선 ‘핵심 공공기관 10곳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전남이 노리는 핵심 유치기관은 농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마사회, 한국환경공단,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공항공사, 수협중앙회,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모두 10곳이다.

두 지방정부는 이 외에도 △에너지·환경 △농수산 △AI 등 첨단산업 △문화예술 △사회서비스 등 기존 공공기관·지역 연계성을 살피고, 통합 특별시 핵심 전략산업 등을 고려해 모두 40개 기관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유치기관 가운데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의 경우 전남이 전국 최대 농업 생산지이자 김·전복 등 수산물 수출의 중심지라는 지역의 특성과 연계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타 지방정부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마사회도 마찬가지다.

농협중앙회는 경북 전북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한국지역난방공사도 강원 경남 충북 등과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경북 전북 제주 등이 강력한 경쟁자다. 다만 농협과 수협은 현재 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관련법 개정 등 선행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방정부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전국에서 유일한 통합 특별시라는 논리로는 부족하고, 정부의 원칙에 부합한 유치 논리를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일부에서 분산 배치 얘기가 나오는데 관련법에는 기존 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공공기관을 여러 지역에 나눠 이전하기보다 특정 도시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지역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원칙으로 입장을 통일해야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몇 가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나눠먹기 식의 분산 배치 대신 5극 3특 균형성장 로드맵에 따라 초광역권마다 집중해 육성하는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한다’고 밝힌 만큼 이른바 지역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통합 특별시가 출범하기 이전인 7월까지는 수시로 점검 회의를 열어 유치기관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관별 유치 논리를 정교하게 다듬을 방침이다. 당장 전남도는 18일 황기연 행정부지사 주재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상황 보고회’를 개최한다. 전남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행정통합을 한 지역에 공공기관을 우선 고려한다는 입장인 만큼 기대가 크다”며 “논의가 본격화 되는 올해 하반기에 대비해 유치 논리를 더 정교하게 만들어 타 지자체와 경쟁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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