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피해 특별 금융지원 1.5조 확대

2026-03-18 13:00:01 게재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전쟁 장기화 대비 … 최고가격제 연착륙 강조

정부가 유가·공급망 충격 장기화에 대비해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안착시키고 중동 피해대응 특별지원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가격과 수급변동이 커진 나프타는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지정했다.

정부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열고,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물가·기업 비용·고용으로 번지는 ‘연쇄 부담’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는 △유류 시장 안정 △공급망 피해 기업 지원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산업 현장의 체감 성과를 겨냥한 AI 상용화 지원 등이 논의됐다.

◆피해기업에 우대금리 지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공급망 리스크가 높아진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핵심 투입재로, 가격·수급 변동이 곧바로 생산비와 수출 경쟁력에 반영된다. 정부는 수급 동향과 기업 애로를 상시 점검하면서 대체 수입선 확보, 필요 시 수출 제한 등 “적극 조치”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피해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대책도 내놨다. 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에 ‘중동 피해대응 특별지원’을 신설해 피해 기업 금융지원을 1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동 고의존 경제안보품목 취급 기업에는 최대 2.3%p의 우대금리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자금 지원을 ‘규모’만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취급 품목과 의존도에 따라 가격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설계하겠다는 의미다.

유가 대응은 ‘가격 질서’에 초점을 맞췄다. 구 부총리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시행 이후 정유사 공급가격이 대폭 내려간 만큼 주유소 소비자가격도 지체 없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격 동향 상시 모니터링과 현장 단속·신고센터를 통한 사재기·판매기피 등 불공정행위 엄단을 예고했다. 정책 도입이 ‘한 번의 발표’로 끝나지 않게, 시장 현장에 떨어지는 가격까지 확인하겠다는 경고다.

정부는 공급 측 조치와 함께 수요 관리 카드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정유사 수출 물량 제한, 석탄발전 상한 탄력 운영, 원전 이용률 제고,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에너지 수요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면 자동차 부제 같은 추가 수요관리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가격 상한+단속’만으로는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다는 정책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추경은 취약층에 집중 = 전쟁 추경도 공식 의제로 올라왔다. 구 부총리는 “신속히 추경을 편성해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피해 중소기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원 방식은 “취약계층·지역 등 어려운 부문을 정확히 타깃팅해 촘촘히”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단기 처방이 ‘퍼주기’로 흐르지 않도록, 피해가 집중되는 곳을 겨냥하겠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한 대목이다.

고용 상황도 점검했다. 정부는 2월 취업자 수가 23만4천명 증가해 1월보다 다소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청년 고용률 하락과 ‘쉬었음’(구직단념 등 비경제활동) 고착을 문제로 들었다. 중동 리스크가 3월 이후 지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하며, 청년 고용 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에너지 요금과 공공요금에 대해선 ‘정상화’ 원칙이 재확인됐다. 전기·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가격 기능이 작동하도록 하고, 취약계층에는 바우처 지원 대상·단가 상향과 고효율 가전 구매 환급 확대 등 보호 장치를 병행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공급 안정 측면에선 한전·가스공사의 사채 발행 한도 상향 등도 함께 거론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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