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역대 최고치 기록했지만 ‘청년·제조업’ 고용한파
2월 취업자 23.4만명 늘어 20만명대 회복
제조업은 20개월·건설업 22개월 연속 감소
실업률 3.4% … 청년 실업률 7.7%로 올라
지난달 취업자 수가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20만명대 증가세를 회복했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경제활동 참여가 늘면서 고용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청년과 제조업 고용여건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른바 ‘고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총 284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0만명대로 떨어졌던 증가 폭이 3개월 만에 20만명 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9월(31만2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고령층 일자리가 떠받치는 형국 = 특히 15세 이상 고용률은 61.8%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하며 2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역시 69.2%로 0.3%p 올랐다. 경제활동인구 또한 전년 대비 28만7000명 늘어난 2940만6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지표 회복의 주역은 고령층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만 28만7000명 늘어나 전체 취업자 증가분(23만4000명)을 상회했다. 30대(8만6000명)와 50대(6000명)가 소폭 증가했을뿐, 사실상 고령층 일자리가 전체 지표를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청년층(15~29세)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하다. 2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6만3000명 급감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청년층 고용률은 43.3%로 1.0%p 하락, 2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업률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7%p 상승한 7.7%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1년 2월(10.1%) 이후 2월 기준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실업자 수는 99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4000명(5.7%) 늘어났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그냥 쉬었음’ 인구도 272만4000명으로 2만7000명(1.0%) 증가했다. 노동 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거나 아예 포기해버린 청년들의 좌절이 통계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제조·건설업’ 동반 침체 장기화 = 산업별 고용 불균형도 심각하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8만8000명) 운수 및 창고업(8만1000명) 등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확대가 이어졌다. 반면 산업의 핵심인 제조·건설업 일자리 상황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만6000명 줄어들며 2024년 7월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특수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제외한 일반 제조업 현장의 인력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서다. 건설업 상황은 더 처참하다. 건설업 취업자는 4만명 감소하며 2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건설 원가 상승에 따른 신규 착공 감소가 현장 일자리 증발로 이어진 결과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0만5000명), 농림어업(-9만명) 등 고부가 가치 산업이나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든 업종에서도 취업자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부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고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60대 이상의 보건·복지 공공 일자리가 전체 수치를 견인하는 사이,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의 척추 역할을 하는 제조·건설업 고용여건도 2년 가까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같은 ‘고용 양극화’는 향후 우리 경제의 소비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구조적 성장을 저해하는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은 건설 산업 부진으로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감소가 있었고 광고·컨설팅 등 전문 서비스업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며 “일시적인 건지 인공지능(AI) 전환으로 인한 구조적 요인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