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비상 안전 체제’ 가동
BTS 공연, 도시 단위 대응 시험대
교육청·서울시·경찰·자치구 총동원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서울 도심 전반이 비상 안전 대응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행사에 대비해 경찰·서울시·교육청·자치구 등 주요 기관이 동시에 대응에 나서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관리 체계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행정안전부·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명동 인근 숙박업소 화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숙박시설 안전 점검도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며 “가능성은 크지 않더라도 테러 위험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단일 행사로는 이례적인 규모의 인파가 예상되는 만큼 대응 범위도 광화문광장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단순한 공연 안전을 넘어 인파 사고·테러 가능성·교통 혼잡·숙박시설 안전까지 포함하는 종합 대응 체계가 가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심 안전 관리 시험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중운집 인파사고 예방 안내’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공연 관람을 위해 학생들이 현장을 찾을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교육청은 밀집 장소 방문 자제, 안전거리 확보, 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신고 등 행동 요령을 안내하며 학생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교통과 도시 인프라 관리도 강화됐다. 서울교통공사는 공연 전날인 20일부터 22일까지 광화문광장 인근 17개 지하철역의 물품보관함 운영을 중단한다. 폭발물 은닉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공연 당일에는 광화문·시청·경복궁역이 무정차 통과될 예정이며, 관련 역사는 방독면·무전기 등 대응 장비를 점검하고 테러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고 있다.
경찰은 테러와 범죄 대응을 위한 선제 조치도 강화했다. 폭파 협박 등 공중 위협 상황에 대비해 분석대응팀을 운영하고, 신고 내용의 위험도를 즉시 판단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공중협박죄에 따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협박 행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경찰은 피해 규모와 관계없이 민사소송까지 병행하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인파 관리도 광화문 일대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광판 행사에 대비해 안전 인력을 배치하고, 명동 일대에도 추가 인력을 투입한다. 성동구·강남구 등 주요 관광지와 상업지역에서도 안전 인력을 확대하고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는 공연 당일 시청역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청계천 일대 ‘BTS 산책길’ 운영 구간에는 축제 수준의 인파 관리 계획을 적용한다. 광화문광장에 인파가 집중될 경우 서울광장 등 대체 공간으로 관람객을 분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장 관람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관람객을 위해 광장 주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인근 건물 전광판에서도 관련 영상을 송출할 예정이다. 공연장 외곽으로 인파를 분산시키고 이동 과정의 혼잡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공연을 앞두고 발생한 중구 소공동 캡슐호텔 화재는 외국인 관광객 등 다수가 피해를 입은 사례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좁은 공간에 다수가 머무는 숙박시설의 구조적 위험성과 화재 대응 체계 점검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다국어 안내 체계도 강화했다. 교통 통제·화장실 위치·반입 금지 물품 등 정보를 종합 안내 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120 다산콜센터와 현장 안내 인력을 통해 외국인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도시 운영 역량을 시험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인파 관리와 안전 대응이 적절히 이뤄질 경우 대규모 도심 행사 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작은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도시 안전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도 높다.
경찰과 서울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안전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장세풍·이제형·이재걸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