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12.3 내란’ 판결문 공개
선고 25일만 홈페이지 게시
공개 기준·절차 논의 확대
서울중앙지방법원(법원장 오민석)이 ‘12.3 내란’ 사건 판결문을 선고 25일 만에 법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지난달 19일 선고된 판결문이 이달 16일 대국민 열람이 가능한 형태로 게시되면서 그간 제기돼 온 판결문 공개 요구가 실제 공개로 이어졌다.
이번 공개는 단순한 자료 제공을 넘어 국가 권력 행사 전반을 다룬 사건의 ‘공식 사실관계’가 일반에 공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엄 선포 과정과 국회 출입 통제, 군 병력 운용, 주요 인물 체포 시도, 선거관리 관련 시설 대응 등 헌정질서와 직결된 핵심 쟁점들이 판결문에 포함된 대형 사건으로, 분량만 1206쪽에 이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6일 법원 홈페이지에 ‘12.3 계엄 관련 내란우두머리 등 사건에 관한 판결’이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8인에 대한 판결문을 게시했다.
해당 판결문은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선고 이후 공보 절차를 거쳐 공개됐다. 공개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상 필요를 고려해 일부 내용이 비공개 또는 비실명 처리됐다. 비식별 기준은 법원 내부 지침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판결문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사법 신뢰 제고를 위한 취지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법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 등을 중심으로 공보관이 판단해 게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사회적 관심과 공익성을 고려해 공개 필요성을 검토한 뒤 게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 시점이 선고 이후 25일이 지난 뒤 이뤄진 배경도 주목된다. 법원 관계자는 “판결문 분량이 방대해 비식별 조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대국민 공개를 위한 추가 검토 과정도 필요했다”며 “기자단 제공과 달리 홈페이지 공개는 보다 엄격한 비실명 처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판결문 공개 결정은 재판부가 아닌 법원 공보 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 판결문의 경우 공보관이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로, 사건의 공익성이나 사회적 파급력, 법리적 중요성 등이 주요 고려 요소로 작용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문 공개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안슬아(법무법인 대진) 변호사는 “국민의 알권리와 사법 신뢰 측면에서 의미 있는 조치”라면서도 “비실명화에도 불구하고 특정인 식별 가능성이 남아 있고, 확정판결 전 공개가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교한 기준과 절차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사백(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판결문 공개는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동시에 충족하는 방향”이라며 “공개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 공개를 확대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