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흑돼지 확대, 삼겹살이 바뀐다
육질 향상 ‘난축맛돈’ 품종 보급 늘려 … 지난해 전국 농장 14곳서 사육
국산 흑돼지 사육 농가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돼지고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산 흑돼지 사육농가는 2019년 제주지역 1곳에 불과하던 국산 흑돼지 사육농가는 2025년 기준 전국 14곳으로 늘었다. 제주 12곳에서 내륙지역 2곳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경남 산청 농가에 종돈 113두를 보급해 제중 중심이었던 ‘난축맛돈’ 사육이 내륙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난축맛돈’은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연구센터에서 만든 맛있는 돼지라는 명칭이다.
농촌진흥청은 제주 지역 고유 품종에 기반한 흑돼지 품종 ‘난축맛돈’을 중심으로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연결하는 산업화 체계를 구축하고 국산 흑돼지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난축맛돈’은 제주 고유 유전자원 제주재래흑돼지의 육질 특성과 흑모색 유전자를 유지하면서도 산업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품종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육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갖춘 개체를 선발하고 농가 실증과 추가 개량을 거쳐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산업화는 사육 농가와 유통업체,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한 ‘난축맛돈연구회’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난축맛돈연구회는 체계적 개량과 산업화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2020년 창립한 협력체다.
현재는 보급 확대에 따른 품질 균일성 유지와 품종 가치 보호를 위해 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에 관계자가 참여해 사양관리와 번식, 출하 기준을 공유하고 현안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소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난축맛돈 소비 식당은 2019년 2곳에서 2월 기준 68곳으로 늘어났다. 사육·번식·출하 기준을 공유하고 도축·가공·유통을 연계한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해 소비자에게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마켓컬리 등 온라인 판매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자가 집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혔다.
‘난축맛돈’은 육질 측면에서 기존 돼지고기와 차별점을 보인다. 특히 고기 내 근내지방(마블링) 함량이 평균 10% 이상으로 일반 돼지(1~3%)보다 높아 고기가 부드럽고 풍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고기의 붉은 정도를 나타내는 적색도 평균이 12.35로 일반 돼지(6.5~8.5)보다 높아 고기 색이 선명한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으로 기존에는 구이용으로 쓰기 어려웠던 등심과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에도 근내지방이 고르게 분포해 다양한 부위를 구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가브리살 등심 삼겹살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정형한 ‘돈마호크’가 등장하는 등 삼겹살과 목심 중심이었던 돼지고기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난축맛돈은 제주흑돼지와 같은 출하 규모(2500두)를 기준으로 연간 약 2억3000만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육 단가가 일반 돼지(kg당 6630원)와 제주흑돼지(7340원)보다 높은 kg당 8500원 수준으로 형성된 데 따른 결과이다.
또 ‘난축맛돈’ 농가의 사육 성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도체중(도축 후 무게)은 80.8kg, 등지방 두께는 20.4㎜ 수준으로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2023년)에서도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일반 흑돼지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생산성과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진흥청은 ‘난축맛돈’ 산업화를 위해 개량을 추진한다. 현재 평균 10마리 수준인 새끼 돼지 수를 13마리까지 늘리고 평균 190일인 출하 일령을 185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번식 능력이 우수한 모계 계통과 육량 특성이 뛰어난 부계 계통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 자돈(새끼 돼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품종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통 과정에서 품종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난축맛돈은 우리 고유 가축 자원을 산업 현장과 소비 시장으로 연결한 대표적인 연구 성과”라며 “앞으로도 농가에는 새로운 소득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국산 흑돼지고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