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광화문 공연 D-2

26만 도심 집결, 통제형 대응 가동

2026-03-19 13:00:28 게재

경찰·서울시, 인파 제한·집회 통제·대테러 강화 … 도시 운영 방식 전환 시험대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공연은 단순 문화행사를 넘어 ‘도시 운영 능력’을 시험하는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이후 최대 규모다. 개방된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초대형 행사라는 점에서 기존 공연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19일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공연 안전관리의 핵심은 인파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에 있다. 경찰은 공연장 주변에 ‘인파 관리선’을 설정하고 내부 수용 인원을 약 10만명으로 제한했다. 1㎡당 2명 이상 밀집하지 않도록 추가 진입을 차단하는 기준을 적용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도입된 밀집도 관리 원칙이 현장에서 본격 가동되는 첫 사례다.

경찰 관계자는 “개방된 도심 행사 특성상 인파 밀집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용 인원과 밀집도를 관리해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달라진 대응 방식도 뚜렷하다. 과거에는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밀집도 기준 설정과 인파 유입 통제가 대표적이다. 통합 지휘 체계와 실시간 모니터링을 결합한 예방 중심 대응이 전면에 적용됐다는 평가다.

검문검색 체계도 강화됐다. 관리선 내부로 진입하려는 관람객은 문형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하며, 외부에서도 휴대용 스캐너 300여대를 활용해 가방 속 위험 물품을 점검한다. 거동이 수상한 경우 소지품 확인과 신원 조회가 이뤄질 수 있다. 무대 주변은 이중·삼중 펜스로 둘러싸인 채 일반인 접근이 차단되는 ‘진공 상태’로 운영된다.

지휘 체계도 현장 중심으로 강화됐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9일 광화문 공연 현장을 찾아 인파 및 대테러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유 직무대행은 “주최측과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업해 인파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최근 국제 정세를 고려해 테러 대응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 6700여명을 투입하고 행사장을 15개 권역으로 나눠 경찰서장급 지휘관을 배치하는 책임 지휘체계를 구축했다. 31개 주요 유입 통로를 통해 인파를 통제하고 공연 종료 시에는 외곽부터 순차적으로 분산 이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대테러 대응과 질서 유지 조치도 강화됐다. 정부는 종로·중구 일대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경찰은 주요 도로와 이면도로에 삼중 차단선을 설치해 차량 돌진을 차단하고, 행사장에 대한 사전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위험 물품 반입과 폭력 행위, 테러 시도 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공연장 주변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제한되고, 출입 통제와 순찰도 강화된다. 고공 관측 차량과 드론 대응 장비를 활용한 입체적 감시 체계도 가동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 준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통합 지휘 체계도 작동한다. 시는 세종문화회관에 통합 현장본부를 설치하고 경찰, 소방, 중앙정부, 자치구, 주최측이 참여하는 합동 대응 체계를 운영한다. 현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필요 시 공연 중단 권고까지 할 수 있는 구조다.

기관 간 통신 공백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재난안전통신망(PS-LTE) 단말기 98대를 현장에 배치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서울시는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광화문 일대 인파 밀집도를 상시 모니터링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위험 징후가 확인되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과 의료 대응도 강화됐다. 소방차 102대와 인력 803명이 투입되고, 타 시·도 구급차 20대가 추가 배치된다. 현장 진료소 3곳과 의료부스 11개가 운영되며 이동형 중환자실도 배치된다.

도심 운영 방식도 바뀐다. 행사 당일 광화문역·시청역·경복궁역은 일정 시간 무정차 통과하고 출입구가 폐쇄된다. 버스는 우회 운행되고 따릉이와 개인형 이동장치 대여도 중단된다. 도심 일부 기능을 제한하고 안전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행사장 주변 시설 점검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공사장과 도로, 맨홀 등 위험 요소 273건이 사전에 조치됐고 숙박시설에 대한 소방 점검도 확대됐다. 화장실 2551곳 확보 등 편의 대책도 마련됐다.

해외 팬 유입에 대응한 국경 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법무부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특별 입국심사 대책을 시행한다. 입국심사대 확대 운영과 인력 증원을 통해 혼잡을 분산하고 대기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 등 관계기관과 공항 혼잡 대응 방안도 점검하고 있다. 이는 공연 안전 관리가 행사장뿐 아니라 공항과 교통, 숙박까지 확장된 전주기 대응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BTS 광화문 공연은 개방된 도심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통제와 개방 사이의 균형 문제를 드러낸다. 집회 제한과 검문검색 강화 등 통제 조치에 대해 일부에서는 기본권 제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시민 협조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이후 달라진 안전 기준이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장세풍·이제형·이재걸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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