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광화문 공연 D-1

도심 유입 차단 ‘가상 스타디움’ 가동

2026-03-20 13:00:13 게재

지하철 무정차, 31개 게이트 통제 … 대형 행사 관리 방식 바뀐다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도심 전반이 사실상 ‘관리된 공간’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단순한 안전 대응을 넘어, 도시 전반의 이동 흐름을 사전에 설계하고 제어하는 방식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일 경찰과 서울시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공연은 특정 장소에 인파를 수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도심 자체를 하나의 운영 구역으로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광화문에서 시청 일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통합 관리 범위로 묶이면서 교통·인파·시설 운영이 동시에 조정되는 구조다.

과거에는 인파를 받아들인 뒤 현장에서 통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도심 진입 이전 단계에서 흐름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관리 구조가 바뀌었다.

이 같은 방식은 이미 교통 통제 단계에서부터 적용된다. 이날 오후 9시부터 광화문~시청 구간 주요 도로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다음날 오전까지 장시간 통제 상태가 유지된다. 행사 당일에는 인근 주요 도로도 시간대별로 통제가 확대된다.

지하철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광화문역과 시청역·경복궁역 등 주요 역사는 일정 시간 출입이 제한되고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현장 혼잡도에 따라 인접 역까지 같은 조치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시내버스는 다수 노선이 우회 운행된다.

개인 이동수단 이용도 제한된다. 행사장 주변 일정 범위 내 공유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 운영이 중단되고, 불법 주정차 차량은 즉시 단속 대상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장 내부 관리보다 외부 진입을 조절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밀집이 예상되는 구간으로의 유입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인파를 받아들인 뒤 현장에서 통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진입 이전 단계에서 흐름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관리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가상 스타디움 방식…인파·안전 통합 관리 = 행사장 내부는 이른바 ‘가상 스타디움’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정 구간을 여러 개의 진입 지점으로 나누고, 관람객은 지정된 통로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관리 구역은 여러 권역으로 세분화되며 각 구역마다 책임 지휘 체계가 구축된다. 경찰과 지자체·소방·주최 측 인력이 대규모로 투입돼 현장 대응을 맡는다.

안전 대응도 강화된다. 주요 도로와 주변 구간에는 다층 차단 구조가 설치되고, 드론 대응 장비 등 다양한 안전 수단이 동원된다. 건물 출입이나 옥상 접근 역시 제한된다.

출입 통제 과정에서는 금속 탐지 장비와 휴대용 검사 장비를 활용한 확인 절차가 병행된다.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노숙인 이동 논란 … 통제 정책의 또 다른 측면 = 도심 통제는 취약계층의 공간 이용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공연을 앞두고 광화문 일대 노숙인들에게 다른 장소로 이동을 안내했고, 일부는 복지시설 등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광화문 일대는 평소 노숙인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시는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 가능성을 이유로 현장 상담을 통해 이동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사실상 공간 배제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과거 대형 행사 때도 유사한 조치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통제 중심 정책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 “강제 조치가 아닌 안내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당사자 의사를 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부근에 암표 단속과 통행 제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공항·궁궐까지 확장 … 도시 운영 방식 변화 = 통제 범위는 도심을 넘어 문화유산과 공항 운영까지 확장되고 있다. 주요 궁궐은 행사 당일 관람이 제한되고, 문화재 보호를 위한 인력 배치도 확대된다.

상권 관리도 병행된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가격 표시와 합리적 가격 운영을 강조하며 소비 환경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행사 당일 운영은 진입 단계 조절과 현장 분산 유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밀집도가 높아질 경우 추가 유입을 제한하고, 종료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이동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이번 대응은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도시 공간을 사전에 설계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규모 통제에 따른 이동 불편과 기본권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안전 확보와 시민 권리 사이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광화문 공연은 대형 도심 행사를 관리하는 새로운 기준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행사 대응 방식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풍·이제형·이재걸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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