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서 실추된 이미지 ‘아리랑’으로 살려
주말 BTS 컴백공연, 안전사고 제로
“지나친 통제, 관람 참여 제한” 지적도
방탄소년단 광화문 컴백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되면서 서울과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이태원 참사로 실추된 서울 이미지 개선 등 안전에는 성공했지만 지나친 통제, 그로 인해 축소된 관람객 및 공연 규모 등 전반적 행사 기획에는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21일 밤 광화문에는 약 10만명 안팎의 인파가 몰렸다. ‘BTS 컴백 라이브:아리랑’ 공연을 즐기려는 관객이 다수를 이뤘다. 멤버 전원이 한국인인 BTS는 공연을 앞두고 “우리 뿌리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고 한국의 문화유산과 전통음악에 기반한 노래들로 새 앨범을 제작했다. 공연을 관람한 팬들 사이에서 “K팝을 넘어 진짜 K뮤직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평가가 나왔다. BTS 새 앨범 이름은 ‘아리랑’이다.
◆광장의 자유로움, 개방성 못 살려 = 행사 수개월 전부터 안전 문제에 총력을 기울인 터라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6500명을 포함, 현장인력 8200여명이 배치됐고 맨홀 등 안전 관련 시설물들은 모두 사전 점검 대상이 됐다.
공연 뒤 청소인력도 서울시에서만 274명이 투입됐다. 공연 후 3시간 안에 1차 정비가 완료됐고 다음날인 22일 새벽 6시부터 막혔던 도로가 뚫렸다. 하지만 통제가 지나친 탓에 ‘왕의 귀환’에 어울리는 무대 및 객석 운영, 관람객 참여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열린 구조와 역동성, 자유로운 시민 참여 등 광장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공연 운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 기관 행사처럼 오와 열을 맞춘 의자 배치, 광장 양옆 도로 차단 등 때문에 이른바 관변 행사같다는 느낌을 준다는 의견도 나왔다.
4년을 기다린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 시간과 공연 기획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BTS는 통상 2시간 이상 공연을 했지만 이날은 1시간에 그쳤고 기존 BTS 콘서트가 보여줬던 화려한 시각효과, 창의적인 무대 구성 등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최대한 더 많은 이들이 공연을 즐기고 참여를 유도한다는 광장 행사 특성을 감안할 때 안전이 지나치게 우선된 기획으로 인해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종 시민 불편과 교통 통제 등 비판에도 불구하고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을 십분 활용하려던 애초 행사 취지와 달라 “이럴거면 굳이 광화문광장에서 할 이유가 있었나”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연업계에선 이번 공연이 공연 활성화와 안전 관리 사이에서 과제를 남긴 행사라는 후기가 나온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안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과제인 건 맞다”며 “하지만 안전만을 우선한다면 행사 자체를 안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을 생각하되 관람객 참여를 최대화하고 축제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유연한 현장 대응과 무대 기획이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BTS 새 앨범, 최다 판매 기록 경신 =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BTS의 새 앨범 ‘아리랑’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발매 첫날 4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발매 첫주 기준 BTS 앨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은 2020년 맵 오브 더 소울(MAP OF THE SOUL:7)의 337만장이었다.
앨범뿐 아니다. 타이틀곡 ‘스윔’은 국내외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가뿐하게 올라섰다. 스윔을 비롯한 앨범 수록곡(14곡) 전체는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순위 1~14위를 차지했다.
BTS 멤버들은 다음달 9일부터 월드 투어를 시작한다. 전세계 34개 도시에서 82회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전세계에 생중계된 광화문 공연은 77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