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파고 ‘민생 입법’ 줄이어
유류세 환급·면세 연장 … 서민·농민 ‘생계 방어막’
횡재세 도입·유통 투명화 … 정유사 ‘초과이익’ 제동
중동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민생 경제의 타격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국회에서 민생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기존 세제 지원의 기한 연장을 넘어 탄력세율 조정 한도 확대와 영세사업자 환급 범위 상향, 그리고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이른바 ‘횡재세’ 도입 논의까지 폭넓게 전개되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생계형 운전자와 농민들을 위한 직접적인 비용 경감 대책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해 1톤 미만 소형 화물차를 운행하는 영세사업자에게 기존 개별소비세뿐만 아니라 교통·에너지·환경세까지 환급해주는 안을 내놓았다. 환급 한도 역시 연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해 영세 운송업자들의 실질적인 경영 안정을 돕겠다는 취지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2026년 말 일몰 예정인 농업용 면세유 부가가치세 및 인지세 면제 특례를 2031년까지 5년 더 연장하는 안을 발의했다. 농가 경영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지원의 연속성을 확보해 농가 부채 확산을 막겠다는 의도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필수농자재 구입비 보조 근거를 신설해 융자 지원만으로는 부족했던 농가 경영비 부담을 정부가 직접 분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정 의원은 “농가의 유가 및 생산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개정안이 신속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및 개별소비세법 개정을 통해,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범위를 현행 30%에서 50%로 확대 적용하는 기한을 2028년 말까지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탄력세율은 정부가 시행령만으로 세율을 낮출 수 있다. 이 한도가 50%로 확대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더욱 과감하게 세금을 깎아 국내 기름값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지렛대로 사용 가능해진다. 김종민 의원은 석유제품 공급 시 가격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의무화해 ‘사후 정산’ 관행에 따른 가격 전가를 막고 거래투명성을 높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유사의 초과 이득에 대해 20%의 세율로 추가 과세하는 ‘횡재세’ 성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국제 유가 상승기에 공급가를 선반영해 폭리를 취하거나, 유가 하락기에 가격 인하를 늦추는 행위를 제어해 조세 형평성을 실현하고 민생 경제를 안정시키자는 목적이다.
직접적인 세금 환급과 면세 연장 등 서민의 숨통을 틔워줄 ‘지원책’은 야당에서, 유통 투명화와 초과이익 환수 등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 ‘규제책’은 여당에서 주로 발의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