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뉴이재명’의 운명
이재명정부 출범 후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새로운 흐름을 ‘뉴이재명’이라고 부른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과 구분하기 위한 이름이다. 오랜 친밀감이나 동질감보다 정책적 효능감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여론조사상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동의하고 호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그 중심이다.
뉴이재명 현상의 배경에는 이 대통령에 대한 60%대의 긍정평가가 자리한다.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에서 이 같은 현상은 거스르기 어려운 흐름이 되고 막강한 정치적 힘을 갖는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민주당 권리당원 수가 급증하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수는 경기·전남·광주·서울·전북 순이다. 전북의 경우 유권자 151만여명 가운데 민주당 권리당원만 20만명이 넘는다.
뉴이재명 이전에 친노·친문이 있었다. 정치팬덤으로 시작해 수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주류로 성장했다. 어떻게든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려는 시도가 반복됐고, 민주당은 선거 경선 규칙에서 전·현 대통령의 실명을 내세운 경력 표기를 금지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친문·친명 등의 명패를 붙이는 순간 5% 이상의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재명정부에서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역과 무관한 삶을 살았던 인사가 이재명정부 경력을 들고 나타나 선택을 바라는 일이 반복된다. 친노·친문의 자리에 친명·뉴이재명이 들어선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정당에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고 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흐름이 권력과 결합하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질된다. 공천과 내부 권력 경쟁에서 자기편 챙기기와 상대 배제가 반복되면서 당내부에서 “차라리 당 밖의 사람들과 더 잘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불과 얼마전까지 민주당의 주류였던 친문은 이재명정부 민주당 안에서 일종의 멸칭인 ‘뮨파’(친문파를 비하하는 표현)로 불린다.
친명·뉴이재명 내세우기는 6월 지방선거 이후 8월 전당대회에서 정점에 달할 것이다. 이미 지방선거 전 친정청래-친김민석 등으로 나뉘어 조국혁신당과 합당 문제를 놓고 예고편을 찍었다. 친민주당을 자처하는 정치 유튜버 등이 가세하면서 원조 경쟁으로 변질되가고 있다.
이제 6월 선거에서 함께했던 전우들이 각자의 진영에 합류해 공세를 쏟아낼 것이다. 서로를 향한 날선 언어가 분열과 갈등을 낳는다는 것을 알지만 권력 획득의 유혹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뉴이재명 현상에 대한 성찰은 사라지고 ‘누구에게 유리한가’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뉴이재명이 정당 권력의 상징이 되는 순간, 애써 넓힌 민주당의 스펙트럼이 친노·친문·친명 만의 정당이라는 굴레 속으로 들어간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