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소리 나던 부산교통…혁명이 시작된다

2026-03-25 13:00:37 게재

대심도터널부터 부산형급행철도까지

박형준 “2030년 ‘초연결도시’로 비상”

23일 퇴근 시간, 남해고속도로 종점 만덕 인근. 늘 그렇듯 이 시간대 정체로 핸들을 잡은 손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개통 후 처음 이용한 만덕~센텀 대심도터널로 접어들자 차량 흐름이 전혀 끊이지 않았다. 급격한 감속도 없었다. 해운대 집까지 걸린 시간은 10여분 남짓. 평소 40분 이상 걸리던 구간이 체감상 완전히 다른 길로 바뀌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4일 오후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글로벌허브도시 부산을 말하다’를 주제로 한 시정보고회에서 “만덕~센텀 대심도터널 개통과 함께 부산발 교통혁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4일 오후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글로벌허브도시 부산을 말하다’를 주제로 한 시정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 부산시 제공

◆도시 전체 이동시간 빨라져 = 부산교통의 변화는 단순한 도로 하나의 개통에서 시작되지는 않았다. 부산시가 줄곧 추진해 온 교통정책은 ‘시간을 줄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만덕~센텀 구간은 41.8분에서 11.3분으로 30분 이상 단축됐다.

여기에 2030년을 전후하면 부산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된다. 현재 추진되는 사업까지 더해지면 시간 단축 효과는 도시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이용하면 가덕도신공항에서 북항까지 18분, 서면까지는 22분이면 갈 수 있다,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까지는 불과 33분으로 현재 기준 1시간 이상 줄어든다. 반송터널이 개통되면 기존 해운대로와 반송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26~35분 단축된다.

부산 내 흐름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부울경 1시간 생활권’도 현실화된다. 개별 사업이 아닌 도시 전체 이동 시간을 재구성하는 수준이다.

교통혁신은 단순한 시민생활 편의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시 전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원활한 물류수송과 지역간 균형발전은 물론 관광 수요 확대에도 도움을 준다.

박 시장은 “부산시가 줄기차게 진행해 온 교통혁명으로 글로벌허브도시가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통혁신은 완료가 아닌 진행형이다. 지난해 10월 공동어시장 진입도로(충무대로)가 개통되며 서구 일대 병목 구간이 해소됐다. 지난해 12월 광안대교 접속도로 개통으로 해운대 신시가지와 센텀시티 접근성이 개선됐다.

올해 들어 만덕~센텀 대심도터널 개통과 함께 반송터널 혼잡도로 개선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도시철도 정관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며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부산형급행철도(BuTX) 역시 민자적격성 조사를 넘어서며 본궤도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하단~녹산선, 가덕대교~송정IC 고가도로 등 주요 사업도 설계와 착공 단계에 들어가며 교통망이 점차 촘촘해지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서부산권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들에도 청신호가 열렸다. 장기간 중단됐던 대저대교 공사가 지난해 5월 재개됐고, 엄궁대교에 이어 지난 2월 장낙대교 역시 기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은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이처럼 도로·철도·교량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부산의 교통 구조는 ‘점’이 아닌 ‘선’, 그리고 ‘망’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동·서 단절과 해안·산지 지형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분절돼 있던 도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박 시장, 고비마다 직접 프리젠테이션 =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순탄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대저대교·엄궁대교·장낙대교 등 낙동강 교량 사업은 철새 문제로 10년 넘게 논의만 반복되며 사실상 멈춰 있던 장기간 교착 사업이었다.

철도 사업 역시 쉽지 않았다. BuTX와 도시철도 정관선은 경제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와 민자적격성 단계에서 수차례 제동이 걸렸다.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추진 방식도 달라졌다. 박 시장은 BuTX 민자적격성 조사 당시 직접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찾아 사업 필요성을 설명했고, 정관선 예타 과정에서는 평가위원들 앞에서 발표 및 질의에도 일일이 응답했다. 낙동강 교량 사업 역시 국가유산위원회 현장조사 때 직접 현장을 찾아 설득에 나서는 등 주요 고비마다 정책 결정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시장이 적극 나서니 시 전체도 해결을 위해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정부 부처 설득에도 더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BuTX는 지난해 10월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고, 정관선은 지난 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넘어서며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낙동강 교량들도 착공 단계에 들어서며 장기 표류 사업이 하나둘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이들 사업이 완성될 경우 부산의 교통 구조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심도 도로로 단축된 이동시간에 급행철도와 광역철도가 더해지면 도심 뿐 아니라 부울경이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부산시가 제시한 ‘초연결 도시’ 구상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환경 갈등, 경제성 문제, 행정 절차 지연 등은 여전히 사업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다. 특히 개별 사업이 아닌 연결망 전체가 동시에 작동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일정 관리와 정책 조율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이러한 과제를 관리하면서 도로 중심에서 철도·급행망이 결합된 구조로 교통 체계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을 넘어 도시 공간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전략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시간을 줄이고 공간을 연결하는 교통혁신을 통해 부산 전역과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1000만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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