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대량생산 이란 드론, 전쟁 양상 바꾼다

2026-03-26 13:00:19 게재

방어측 비용부담 키우는 전략

전쟁 장기화 가능성 높여

이란이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드론이 중동 전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첨단 무기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장의 균형을 흔드는 ‘비대칭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이란 이스파한 인근 드론 생산 시설을 공습하며 “이란 방위 산업에 대한 또 다른 중대한 타격”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드론 생산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란이 사용하는 ‘샤헤드’ 드론은 상용 부품을 활용해 제작할 수 있는 단순 구조가 특징이다. 알루미늄 가공과 3D 프린팅, 소형 엔진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해 대규모 공장이 없어도 제작이 가능하다. 미국 공군 출신으로 현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연구원인 맥시밀리언 브레머는 “이 기술의 문제는 이미 대중화됐다는 점”이라며 “기본적인 부품만으로도 만들 수 있어 생산지를 추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성은 전쟁 양상을 바꾸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퓨처스랩의 야시르 아탈란 부소장은 “전쟁이 계속된다면 이란은 더 많은 드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란은 하루 70~90대 수준의 드론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 초기 하루 400대 이상을 쏟아내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걸프 지역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워 대응 시간이 짧다.

문제는 비용 구조다. 샤헤드 드론 1대 가격은 약 3만5000달러 수준인 반면 요격에 사용하는 미사일은 수백만달러에 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방어하는 쪽의 부담이 커진다.

이란은 드론을 단순 공격 수단이 아닌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드론이 상공에 떠 있는 동안 특정 국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선택적으로 위협할 수 있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변수는 생산 방식이다. 대규모 공장이 아닌 분산된 소규모 시설에서도 생산이 가능해, 공습으로 일부 시설이 파괴되더라도 전체 생산 능력을 무력화하기 어렵다. 아탈란 부소장은 “생산이 분산돼 있어 쉽게 추적되지 않는다”며 “대형 시설이 없어도 충분히 제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란 드론 전략은 오랜 제재 환경 속에서 형성됐다. 경제 제재로 첨단 무기 확보가 어려웠던 이란은 값싼 부품과 자체 기술로 무인기를 발전시켜 왔다. 그 결과 “단순함, 상용 부품 의존, 수량 중심 전략”이라는 특징을 갖게 됐다고 무기 분석기관 컨플릭트 아머먼트 리서치의 데미안 스플리터스 현장운영 책임자는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정면 승부를 겨루기보다, 방공망과 지휘체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전술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출신 군사 전문가 고든 데이비스는 “이란은 대칭 전력이 아닌 방식으로 빠르게 적응했다”며 “방공망과 레이더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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