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옥상옥’ 법사위, 이번엔 바뀔까

2026-03-26 13:00:23 게재

여야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분리’ 발의

국회 입법 과정의 ‘옥상옥’으로 불리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제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야당에 이어 여당에서도 법사위의 비대해진 권한을 분리해 입법 효율성을 높이려는 국회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해묵은 과제인 ‘법사위 개혁’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24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체계·자구심사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제처 등 전문기관의 지원을 받아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심사 기간을 ‘30일’로 명시해 법안이 법사위에서 장기간 계류되는 ‘입법 지연’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에서 ‘법제위원회’를 분리해 체계·자구심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2024년 제출했다. 국회의장 직속 ‘국회개혁 자문위원회’ 역시 법사위를 사법 업무만 전담하는 ‘사법위원회’로 개편하고, 법제 기능을 각 상임위로 이관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매 국회마다 비슷한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는데 이는 법사위가 법률의 형식적 완성도를 살피는 기능을 넘어 다른 상임위의 의결 사안까지 뒤흔드는 ‘월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12월 본회의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과방위에서 허위·조작 정보 유통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의결했으나 법사위가 이를 ‘허위·조작 정보 유통 금지’로 수정을 강행한 것. 위헌 논란 끝에 결국 과방위 원안이 본회의에 수정안으로 제출돼 통과됐다.

입법 지연 문제도 심각하다. 법사위에 회부됐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된 법안은 19대 59건에서 20대 99건, 21대 10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법안이 법사위에 머무는 기간도 계속 길어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개정까지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사위 권한을 축소하는 국회법 개정안 역시 법사위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제도 폐지의 필요성을 모든 정당이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을 때 비토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제도가 유지돼 온 것”이라면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더 좋은 법률 만들기’에 꼭 필요한 절차인지만을 고민하고 결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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