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활동, 생산·소비 ‘반등’ 성공
설비투자 9년 만에 최대폭↑
반도체·기계류 투자가 견인
중동전쟁 반영 이전 지표
지난달 한국 경제의 산업활동이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전 부문에서 ‘트리플 증가’를 기록하며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도입 등에 힘입어 9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뛰어오르며 경기 반등의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다만 이번 지표는 지난달 28일 발발한 중동전쟁 이전 지표다. 3월 이후 다시 산업활동 지표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115.3(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지난 1월(-1.3%) 부진을 씻어내고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3.1% 늘어나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4.8% 증가하며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숙박·음식점(5.0%)과 운수·창고(1.5%) 등을 중심으로 0.7% 늘어나며 내수 경기 회복에 힘을 보탰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투자 지표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무려 10.3% 급증했다. 2014년 11월(12.7%)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11.2%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 대비 0.9% 상승하며 1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지속되고 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와 통신기기 등 내구재(1.9%) 소비가 고르게 늘어났다.
건설기성은 반도체 공장 및 아파트 주거용 건축이 17.1% 증가하고, 토목도 25.7% 늘며 전월 대비 19.5% 증가했다. 1997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건설은 그동안 업황이 안 좋았지만, 2월에 크게 증가하고 전년 동월비(1.2%)도 플러스 전환했다”며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지 않았나 싶지만, 건설은 등락 폭이 크다 보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8p 올랐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6p 상승했다.
이번 지표는 이재명정부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6조2000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기도 하다.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중동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민생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공급, 청년 일자리 확충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산업 활동의 훈풍이 실물 민생 경제로 빠르게 전이되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