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입법 94% 규제심사 ‘패싱’”
한국산업연합포럼
“규제 과도하게 양산”
‘의원입법’이 규제심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불필요한 규제를 과도하게 양산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 정만기)은 31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국내외 규제환경의 진단과 시사점’을 주제로 제84회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주요국 규제환경 비교와 입법·정책적 과제’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 전체 입법 중 규제심사가 적용되는 경우는 약 6%이며, 나머지 94%에 달하는 의원입법은 규제심사 없이 통과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정보규제청을 중심으로 주요 규제에 대한 비용편익분석을 의무화하고, 편익이 비용보다 큰 경우에만 규제를 채택하는 원칙을 적용한다”며 “영국도 독립적 전문기구인 규제정책위원회에서 기업 부담 감축과 규제품질 개선을 상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평가를 인용하며 “한국은 기업효율성(44위) 비즈니스 법(50위) 노동시장(53위)에 머물고 있어 제도 외형과 실제 기업 체감도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규제개혁팀장은 “기술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규제,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유니콘 기업의 탄생과 성장이 어렵다”며 “기업규모별 증가하는 규제와 중소기업 중심 지원제도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몸집을 더 키우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입법 만능주의가 누적될 경우 경제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치가 경제영역을 과도하게 침범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최근 입법 규제가 많이 도입되면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력 감소, 1인당 소득 3만달러 12년간 정체, 유니콘 기업수의 상대적 부족, 청년실업율 증가, 출산율 저하 등 다양한 병리 현상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포풀리즘적 규제 도입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의원입법도 반드시 규제영향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한편 심사절차가 엄격한 정부 입법을 회피하기 위해 의원입법을 이용하는 공무원엔 불이익 처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