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만기연장 막고, 실거주 규제는 완화…매물 확대 유도
아파트 담보대출만,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제외
올해 금융권 대출 문턱 더 높아져, 증가율 1.5% 이내
목표치 초과 새마을금고 올해 0%, 내년에도 추가 차감
정부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17일부터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만기연장 불허로 대출금 상환 부담에 직면한 다주택자 등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의 실거래 의무 규정을 완화해 매물 확대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연장 제한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주담대 전체에 대해 만기연장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아파트 담보대출로 대상을 제한하고 다가구·다세대·단독주택 및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담보대출은 제외하기로 했다. 대출 규제를 일괄 적용할 경우 서민 주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정부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임차인 보호를 위해 주택을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 1일 기준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종료일까지 만기가 연장된다. 단, 이달 16일까지 체결되는 묵시적 갱신과 발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종료되는 임대차계약(2026년 7월 31일)에 대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는 갱신계약의 종료일까지 연장된다. 이와함께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보유 주택 매각을 유도하기 위해 토허제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기로 했다.
무주택자가 다주택자 소유 주택(임대 중이거나 전세권 설정)에 대해 올해 12월 31일까지 허가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에 취득한 경우에는 실거래 의무를 임대차계약종료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는 금융권 전체의 준비기간과 차주의 대출상환계획 수립기간 등을 고려해 17일부터 시행한다”며 “발표일 후 시행일 전일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주담대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에 따라 만기연장 심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관리목표 신설, 대출 더 조인다 = 정부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올해 총량관리 목표를 전년 대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약 4.9%)의 절반 이하 수준인 1.5% 이내로 하는 관리 목표를 정했다. 지난해 증가율은 1.7%였다. 또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하기로 했다. 정책 대출 비중도 현행 30% 수준에서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올해 금융회사들의 대출 심사가 더 엄격해질 전망이다. 올해 관리 목표 설정시 지난해 목표 미준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실적 초과분을 관리목표에서 차감하는 패널티가 적용된다. 특히 지난해 관리목표를 430.6%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올해 관리 목표를 +0원으로 설정하고, 2027년 관리목표에서도 추가 차감을 적용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관리목표와 함께 은행권에 우선적으로 ‘주담대 관리목표’를 신설하기로 했다. 주담대는 확대하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축소하는 편법적 가계대출 관리 유인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주담대는 금융회사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일정비율 이하로 관리하되, 전년도 주담대 취급실적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특정시기 쏠림으로 인해 대출이 연말에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월별·분기별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설정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개별 금융회사는 각 분기별로 총량관리 목표의 25% 내에서 취급하고 1분기 관리목표 초과시 2분기 관리목표에서 즉시 차감하는 방식이다.
다만 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개별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관리실적 집계시 서민금융과 중금리 대출 취급 물량을 일정 부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자대출로 집사면 최대 10년간 대출 금지 = 사업자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내려진다. 정부는 용도외유용 적발시 금융권 전체의 모든 대출 취급을 최대 10년간 금지하기로 했다. 현재는 적발된 금융기관에 대해서만 신규사업자 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1차 적발시 3년, 2차 적발시에는 금지 기간을 10년으로 늘렸다. 신용정보원에 해당 차주의 사업자대출 용도외유용 위반 정보를 등록해 전체 금융권이 공유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2만건을 점검해 용도외대출 127건을 적발, 91건(464억원)의 대출을 회수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처분약정 17건, 추가주택 구입금지 위반 2945건, 전입약정 위반 20건을 적발해 대출을 회수하고 신용정보원에 등록, 3년간 관련 대출을 제한시켰다.
금융당국은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의 용도외유용에 대한 금융회사 자체 점검과 금감원 현장점검·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2021년 이후 실행된 사업자대출이 대상이며 법령 위반(사문서 위조, 사기 등) 행위 확인시 유용자의 수사기관 통보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주담대 사각지대였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에 대해서도 2일부터 담보인정비율(규제지역 40%, 비규제지역 70%)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에 대해서도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주택가격별 대출 한도 규제를 도입한다.
이억원 위원장은 “금융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전 금융권이 비상한 각오로 총량관리 목표 달성, 다주택자의 만기 연장 제한, 대출규제 위반 행위 점검 등을 철저하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