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달러예금 60억달러 급감
올 첫 600억달러 밑돌아
“환율 너무 올랐다 인식”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이 크게 줄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예금자들이 환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총 598억782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중동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2월 말 기준 잔액(658억4336만달러)보다 59억6511만달러(9.1%) 감소한 금액이다.
달러예금 잔액이 불과 한달 새 60억달러 가까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기존 자금이 빠져나간 데 비해 신규 예금은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671억9387만달러)보다도 73억1563만달러(10.9%) 감소했다.
달러예금의 급격한 감소는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투자자들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낮시간 거래 종가를 기준으로 올해 2월 27일 1439.7원에서 다음 거래일인 3월 3일 1466.1원으로 급등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때문이다. 이후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지속하면서 갈수록 오름세를 키우더니 지난달 16일 1500원을 돌파했다.
지난 31일은 달러당 1536.9원까지 치솟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600원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한편에서는 전쟁이 조기 종료되고 우리 외환당국 개입 가능성도 있어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달러 신규매수 금액이 줄었다”며 “기업은 무역 결제자금 등 매주 인출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어 예금 잔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