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결산…확장재정 속에 재정지표 개선
관리재정수지 104.2조원 적자 … 예산편성 당시 대비 7.4조 개선
국민연금 수익률 18.8% ‘역대 최고’ … 올해 재정여건 더 어렵다
정부가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을 통해 지난해 나라살림 성적표를 공개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세수 감소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출 효율화와 기금수익 제고를 통해 국가채무를 계획된 범위 내에서 관리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6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결산 결과는 감사원의 검사를 거쳐 오는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가채무 1300조원 돌파 = 지난해 정부의 총수입은 637조4000억원, 총지출은 68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 제외)’는 104조2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이는 2025년 예산편성 당시 예상했던 적자 규모(111조6000억원)보다 7조4000억원 개선된 수치다.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의 역할을 지속하면서도,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는 등 강도 높은 재정 다이어트를 실시한 결과라고 정부는 자평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친 국가채무(D1)는 1304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300조원 선을 넘어섰다. 2024년 결산(1175조원 )과 비교하면 129조4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경제규모 대비 채무 수준을 나타내는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49.0%를 기록, 당초 계획했던 수준(49.1%)을 가까스로 지켰다.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국고채 발행 규모를 전략적으로 관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 채무는 1268조원으로 전년 대비 조금 127조원 늘어난 반면, 지방정부 채무는 36조5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의 깜짝 실적 = 이번 결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연금의 선방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은 18.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증시 호황과 전략적 자산 배분이 맞물리며 수익금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러한 수익률 제고는 국가 재무제표상의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국가자산은 전년 대비 365조6000억원 증가한 3584조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등 공적기금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 가치가 상승한 데 따른 효과가 컸다. 부채 역시 연금충당부채 증가 등으로 인해 185조9000억원 늘어난 277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산 증가 폭이 부채 증가 폭을 상회하면서 순자산(자산-부채)은 81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9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373조9000억원으로 예산(372조1000억원)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재정운용 효율화 방침 = 결산 결과 발생한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828억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전액 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사용한다. 이번 결산은 안정적인 관리상태를 보여줬으나, 2026년의 재정여건은 여전히 만만찮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병목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3%(AMRO 전망)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는 나프타 등 원자재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 규제 유예’를 포함한 공급망 대책을 발표했으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취임 직후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추경’ 신속집행을 최우선 과제로 지시한 상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지난해 세수 부족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건전재정의 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확정된 결산 결과를 바탕으로 집행 과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올해 편성된 추경 예산이 적기에 민생 현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025 회계연도는 이전 연도와 달리 대규모 세수결손과 재정수지 악화 흐름에서 벗어나 재정운용이 정상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국민연금기금의 경우 대규모 운용수익 증가로 인해 기금의 장기재정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기금소진에 대한 국민적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는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운용 적절성을 평가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국민연금 수익률이 향후 연금 개혁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