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대응 실패 인정 … 경찰 16명 징계
전자발찌·정보공유 허점 … “안이·미흡” 인정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을 막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 수사 실패가 확인됐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대응 전반이 부실했던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경찰청은 감찰 조사 결과 “대응 전반에 안이하고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1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2명을 수사 의뢰하는 한편, 관할 경찰서장 등 책임자에 대한 인사 조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신고하는 등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피의자 신병 확보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사전 대응이 가능했음에도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핵심 문제로 지목된다.
경찰은 사건 이후 관계성 범죄 전반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섰다.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2일까지 수사 중인 사건 등 2만2388건을 점검해 1626건을 고위험 사건으로 분류했다.
고위험 사건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389건, 유치 460건, 전자장치 부착 371건을 신청하는 등 격리 조치를 대폭 확대했다. 전년 대비 일 평균 기준으로 구속영장은 376%, 유치는 678%, 전자장치는 867% 증가했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민간 경호와 지능형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가 각각 200%, 105% 늘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통제력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구속영장 발부율은 35.7%로 전년 59.7%보다 크게 낮아졌고, 유치와 전자장치 결정율도 각각 26.5%, 35.8%에 그쳤다. 신청 건수 증가와 격리 조치 병행 신청 영향이라는 설명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강화된 대응이 범죄 차단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전자발찌와 접근금지 조치 대상자 정보가 기관 간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등 구조적 허점이 확인됐다. 경찰과 법무부 간 정보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수 점검 과정에서 신고 이전 단계에서 피의자를 포착해 긴급체포하거나, 상담 사건을 재분류해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등 선제 대응 사례도 있었지만, 이러한 대응이 일관된 시스템으로 작동하지 못한 점이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향후 전자발찌와 피해자 스마트워치 연동, 기관 간 정보 공유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위험도 중심 사건 분류 체계를 정착시키고 구속영장 발부율과 잠정조치 결정율을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현장 대응 실패를 넘어, 관계성 범죄 대응 체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위험 신호가 포착됐음에도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