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변호인 통화녹음 압수 위법성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을 압수한 것은 적법할까? 아니다.
A씨는 피해자와의 성관계 중 동의 없이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은 2차례에 걸쳐 A씨 휴대전화를 압수 및 포렌식했다.
1차 압수에서 수사기관은 ‘압수할 물건’을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 사진 파일’로 한정해 영장을 발부받아 포렌식을 진행했으나 피해자가 촬영된 동영상이나 사진 파일을 발견하지 못했다(1차 영장).
이때 수사기관은 A씨와 변호사 사이의 통화녹음 파일(이하 녹음파일) 등을 발견했다. A 씨가 피해자를 촬영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수사기관은 녹음파일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두 번째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녹음파일을 압수했다(2차 영장).
① 이후 검사가 녹음파일을 근거로 변호인과 통화했다는 점, ② 변호인은 검사에게 A씨가 동영상 촬영 사실을 전부 인정했다는 점, ③ A씨가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는 점, ④ 자신은 사건에 대해 상담만 한 뒤 수임은 거절했다고 진술한 점, ⑤ A씨도 공판기일에 출석해 통화녹음 파일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동의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원심은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2024노1726).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1부는 2026년 2월 2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밥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5도4422).
대법원은 “변호인 통화녹음 파일 압수는 피고인의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위반의 정도가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서 “수사기관이 1차 압수 시 ‘압수할 물건’에 포함되지 않았던 통화녹음 파일을 소지·보관하며 수사에 사용하려 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 대표변호사 하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