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재의 요람, 안양·군포·의왕·과천 ‘과학·AI 중점학교’
일반고의 틀을 깨는 특화 교육, 공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고등학교 교육 현장은 커다란 변화의 파고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춘 심화 교육이 강조되면서, 경기도 내 ‘중점학교’ 모델이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안양, 군포, 의왕, 과천 지역은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과학과 인공지능(AI) 분야의 중점학교를 선도적으로 운영하며 공교육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와 AI 중점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보편적 교육과정을 유지하면서도 특정 분야에 대해 과학고나 영재학교 수준에 준하는 심화 학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가진다. 이는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중요성이 여전한 가운데, 학교 생활기록부를 풍성하게 채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양·군포·의왕·과천 지역 교육 현장에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어떤 특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학교별 유형과 특징을 알아봤다.
과학과 수학의 깊이를 더하는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 내에서 과학·수학 특화 교육과정을 통해 이공계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2026학년도 기준으로 우리 지역인 안양·군포·의왕·과천 권역은 경기도 내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과학중점 과정을 운영하는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안양시의 경우 전통의 강자인 부흥고등학교(2010년 지정)와 안양여자고등학교(2023년 지정)에 이어, 2026학년도에는 신성고등학교가 새롭게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로 이름을 올리며 지역 내 과학교육의 외연을 넓혔다. 군포시 역시 용호고등학교와 수리고등학교가 오랜 기간 과학중점 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며 지역 이공계 인재들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의왕시의 백운고등학교와 과천시의 과천중앙고등학교 또한 각 시를 대표하는 과학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학교의 핵심은 단연 차별화된 교육과정에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3년간 총 교과 이수 학점의 45% 이상을 과학, 수학, 정보 관련 교과로 이수해야 한다. 특히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과학 일반 선택 4과목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는 점은 이공계 심화 학습의 기초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래를 설계하는 인공지능(AI) 중점학교
과학중점학교가 전통적인 기초과학의 토대를 닦는다면, 인공지능(AI) 중점학교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무기를 쥐여주는 곳이다. 경기도교육청의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학교별로 AI 교육을 도입하는 방식과 깊이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먼저 1유형(활용형)은 이미 완성된 AI 도구를 실생활 문제 해결에 직접 사용해 보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AI 그림 도구인 ‘AutoDraw’와 같은 완성형 서비스를 활용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AI의 효용성을 체감하는 단계로, ‘AI 활용’ 그 자체에 중점을 둔다. 현재 안양·군포·의왕·과천 관내 고등학교 중 1유형으로 지정된 곳은 없다. 우리 지역 고등학교들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원리 이해와 융합 교육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지역은 ‘AI 원리 이해 및 구현’에 집중하는 2유형(원리·구현형) 학교들이 주축을 이룬다. 안양·과천 지역의 관양고등학교와 양명여자고등학교, 군포·의왕 지역의 군포중앙고등학교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학교는 단순 활용을 넘어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의 원리를 배우고, 학생들이 직접 코딩을 통해 AI 모델을 프로그래밍하는 심화 실습을 진행한다.
또한 ‘교육 도구로서 AI 융합 및 문화 확산’을 목표로 하는 3유형(융합형) 학교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안양의 성문고등학교와 신성고등학교가 대표적이다. 이들 학교는 AI 기술을 수학, 과학 등 일반 교과 수업에 접목하여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교과 지식에 AI 기술을 결합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 모델이다.
초·중등 단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진다. 안양·과천의 청계초(2유형), 안양덕현초·과천문원중·안양서중(3유형)과 군포·의왕의 군포초·산본초(2유형), 궁내초·한얼초·도장중(3유형) 등이 각급 학교의 규모와 역량에 맞춰 체계적인 AI 리터러시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매 학기 AI 관련 교과를 편성하여 시수를 확대하고, 데이터 과학과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키우며 디지털 리터러시를 체득하도록 돕는다. 특히 기술적 숙련도만큼이나 ‘인공지능 윤리’ 교육을 강조하며, 기술을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시민’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 교육의 동력, 중점학교가 만들어갈 새로운 미래
안양·군포·의왕·과천 지역의 과학 및 AI 중점학교 운영은 단순히 입시 성과를 높이는 수단을 넘어, 지역 교육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의 탄탄한 이공계 기초와 AI 중점학교의 창의적 융합 사고는 서로 시너지를 내며 우리 지역 학생들에게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중점학교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내실화와 함께 지역 내 대학, 기업, 연구소와 연계한 실무적 체험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 우리 지역은 산업 단지와 대학들이 인접해 있어 이러한 관학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의 올바른 인식과 선택이 중요하다. 중점학교는 학생의 적성과 흥미가 해당 분야에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가 성패를 결정한다. 단순히 입시의 유리함을 쫓기보다 제공되는 교육과정의 특징을 면밀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양·군포·의왕·과천의 중점학교들은 이미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미래의 과학자, 공학자, 그리고 AI 전문가로 거듭날 학생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