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위급 임신부 갈 병원 없다

2026-04-09 13:00:39 게재

대구·경북 16곳 수용 불가

충남 아산까지 3시간 이송

대구에서 복통을 호소한 임신 20주차 임신부가 치료 병원을 구하지 못해 충남 아산시까지 이송된 사례가 또 나왔다. 지난 2월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해 대구시가 최근 병상 확충 등 관련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8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2시쯤 대구 동구에서 임신 20주인 A(36)씨가 복통을 호소한다는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는 산모 상태를 확인한 뒤 즉시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 선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대구·경북 지역 주요 병원들이 분만실 포화, 산과 당직 부재, 응급수술 등으로 산모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관할지역내 병원뿐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범위를 확대해 수용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는데 총력을 쏟았다.

센터는 임신부 복통은 조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전문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해야 한다고 보고 16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문의하는 등 약 3시간에 걸친 조정 끝에 충남 아산시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송을 진행했다.

다행히 임신부 A씨는 병원에 도착한 후 진료 결과 태아 이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확인돼 무사히 퇴원했다.

앞서 지난 2월 28일에는 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쌍둥이 임신부가 지역 대형 병원 7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해 4시간가량을 헤매다 보호자가 자차로 이동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아이 한명을 잃고 다른 한명도 중태에 빠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권역모자의료센터인 칠곡경북대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은 신생아집중치료실 병상 부족, 지역모자의료센터(가톨릭대 경북대 파티마)는 병상 부족, 산과전문의 부재, 신생아 치료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A씨 사례와 같이 지역 내 필수의료 및 전문 진료시설의 제한으로 관외 이송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한 시점부터 병원 도착까지 2시간 이상 소요된 관외 이송 사례는 2024년 7건, 2025년 13건으로 나타났다.

관외 이송 환자의 주요 유형은 뇌혈관질환 산부인과 소아과 등 중증·응급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안과 비뇨기과 등 특정 전문 진료가 필요한 사례가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앞으로 산과 소아과 외상 등 특수과 근무 경험이 있는 간호사 및 1급 응급구조사 전문 인력을 구급상황관리센터에 우선 배치하고, 구급대원을 병원에 상주시켜 전문 치료과정을 익히는 등 전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 올해 안에 대구가톨릭대 칠곡경북대 계명대동산병원 등 모자의료센터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을 107개에서 129개로 확충하고 경북대병원 고위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5병상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지난 7일 밝힌 바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소재 5개 종합병원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병상수는 32개,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145개 등이고 전문의와 전공의는 5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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