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덕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안전은 장식 아닌 지속경영 토대”
공단업무 수중·밀폐공간·건설작업 많아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첫 안전백서 발간
“우리 한국수산자원공단의 업무 중에는 건설, 수중작업, 밀폐공간작업 등 위험도가 높은 현장이 많다. 안전은 장식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토대다. 안전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
김종덕 한국수산자원공단(FIRA) 이사장은 10일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안전관리와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공단은 지난 6일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1년간의 산업재해·안전사고 예방 활동과 성과를 집대성한 ‘2025년 FIRA 안전보건백서’를 발간했다. 그는 전국 해역본부를 다니며 안전관리를 체계화하고 현장 어업인과 공감대를 쌓았다. 지난해 9월부터 국정감사가 있던 달을 제외하고 매달 동·서·남해 및 제주본부를 방문, 3~4일씩 머물며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 “보이는 대로 챙기던 안전에서 ‘시스템’으로” =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안전 활동을 직접 챙겼다. 취임 후 지난해 연말까지 10개월간 김 이사장이 직접 주관한 안전관련 회의나 점검만 100회가 넘었다. 이틀에 한 번 꼴이다. 그는 “공단에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전국 8개 청사와 함께 조사원들이 활동하는 위판장 30여곳, 선박을 포함한 구조물 자산 40여개, 수산자원조성 사업장 100여곳이 있고 민간이 참여하는 연간 작업건수가 3000건이 넘어 안전관리를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안전관리 활동을 정리하면서 ‘제대로 하고 있는가’ 묻게 됐고, 안전관리 체계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김 이사장은 “열심히 현장을 돌았지만 연말에 복기해보니 ‘과연 제대로 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보이는 대로 챙기는 수준이었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전체적인 틀 안에서 체계적으로 챙기는 방식은 아니었다”며 “올해 한 것을 잘 정리해두면 내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진행하고 개선하고 연말에 또 기록을 남기고 하면 점점 개선되고, 사각지대가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단의 안전보건백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그는 “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백서형태로 우리가 한 일과 하지 못한 일을 냉정하게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며 “3개월여 작업 끝에 백서를 발간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백서라는 형식을 고집한 이유는 ‘지속 가능성’ 때문이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고품질의 안전관리 방식과 기법이 전수되고, 매년 기록을 축적하며 개선해 나가야만 안전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서는 △2025년 안전경영 추진방향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 △안전관리체계 고도화 △건설발주·용역업체 등 안전협력 강화 △노사상생기반 안전문화 확산 △최고경영자 안전 최우선 책임경영 이행 등으로 구성됐다. 부록에는 △2024~2025년 안전보건교육 실시현황 및 총 이수시간 △2025년 최고경영자 지시사항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피드백 분석 △연간 안전보건관리 총괄표 등을 담았다.
김 이사장은 “올해를 안전·공정·청렴의 ‘3대 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며 “백서는 안전 분야 디딤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이 부족했다면 좀 더 체계화하고, 법·제도를 따라가는 게 늦었다면 법과 정부지침 등의 변동사항을 모니터링해 해서 즉각즉각 반영하고 직원들의 불만까지 보완해 나가는 살아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달에 3~4일은 해역본부에 … 현장서 어업인과 공감 = 안전관리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는 직원들 속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단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 의식 개선 정도를 조사한 결과, 2024년 대비 전 항목에서 100점 만점 기준 5~6점 가량 점수가 높아졌다. 현장 안전 대상자들도 관리 체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김 이사장은 안전관련 예산을 타 부서에서 할애받는 방식이 아닌 ‘독립 예산’으로 편성하고 올해는 예산 규모를 10% 더 늘렸다. 그는 “공단 시설들이 노후화된 게 있어 교체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좀 더 노력해서 안전관련 예산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현장경영은 안전부문의 변화와 함께 어업인들과의 공감대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동·서·남해 및 제주본부까지 4개 전국 해역본부를 매달 돌아가며 3~4일씩 머물면서 현장에서 먹고 자며 직원들과 대화하고 사업장을 직접 점검한다. 12명의 어업인으로 구성된 ‘어업인자문단’을 운영하며 공단 경영에 어업인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연안어업인들도 “알 밴 고기와 어린 고기를 잡지 않겠다”며 공단의 수산자원보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도 어떤 일이든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게 하고 공단 전체가 목적지향성을 갖고 잘 움직일 수 있게 매진하고 있다”며 “어업인들과 더 친밀해지고, 직원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토대를 만드는 게 내가 완수해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