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기금 ‘시설→사람’ 전환

2026-04-15 13:00:04 게재

일자리·돌봄 등 투자 확대

사회연대경제 참여 '가점'

연간 1조원 규모로 운용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시설 건립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인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 성과를 내는 사업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다.

김군호 행정안전부 균형발전국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배분체계 개편’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행정안전부는 14일 2027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평가 및 배분 체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기금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성과 중심 평가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금 활용 방식이다. 그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따라 기반시설 조성 등 하드웨어 사업에 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시설 확충만으로는 인구 증가 효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법 개정을 전제로 기금 사용 범위를 ‘제도 및 프로그램 운영’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창업·주거·돌봄·교통 등 정주 여건 개선과 직결된 소프트웨어 사업에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연구원 분석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 중심 사업을 추진한 지역일수록 인구 감소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기존에는 단년도 투자계획과 집행 중심 평가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인구 활력과 정주 여건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과를 평가한다. 사업 추진 결과를 다음 연도 투자계획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도 강화된다.

또 지방정부가 2~5년 단위의 다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기금을 탄력적으로 배분받는 구조로 바뀐다. 단순 집행률이 아니라 사업 계획 대비 성과를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특히 기금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 이번 개편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사회연대경제조직 참여 여부를 평가에 반영하고, ‘햇빛소득마을’ 등 주민이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에는 가점을 부여해 지역 내 소득과 일자리가 다시 지역으로 환류되는 구조를 유도한다.

광역 지방정부의 역할도 확대된다. 그동안 광역지원계정은 기초 지방정부에 단순 재배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광역 단위에서 연계·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정주 여건 개선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기능이 강화된다. 아울러 기초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을 지원하는 중간지원 역할도 맡게 된다.

행안부는 평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대신 성과가 우수한 지역에 더 많은 기금이 배분되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개편은 단순한 시설 투자에서 벗어나 실제 인구 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금 운용 체계를 전환하는 것”이라며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지역에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환경을 만드는 마중물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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