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잠수함 화재 책임규명 요구

2026-04-15 13:00:12 게재

경찰·고용노동부 등 합동감식 … 회사측 사고원인 조사 협조

노동자 1명이 사망한 HD현대중공업(현중) 해군 잠수함 화재 사고에 대한 책임규명 요구 속에 사고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감식이 14일 진행됐다.

울산경찰청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고용노동부, 울산지검 등과 함께 현중 울산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6시간 동안 진행한 합동감식 결과 불길은 잠수함 선미 부위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구역은 발화 시작 지점으로 추정되는 배터리룸 부근으로 숨진 협력업체 노동자가 발견된 곳 근처다.

14일 울산소방본부 관계 차량이 해군잠수함 화재 합동감식을 위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정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도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발행한 ‘중대재해속보’에서 “이번 사고는 대피가 어려운 작업 구조 속에서 기본 안전기준조차 지켜지지 않은 현실을 드러냈다”며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인 여성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한 구역은 협소한 밀폐공간이고 해당 작업은 ‘2인 1조’ 운영과 외부 감시가 기본 원칙이지만 사고 당시 이 기준은 지켜지지 않았고, 밀폐된 잠수함 내부에서 화염과 연기 속에 고립된 노동자는 빠져나오기 어려운 공간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안전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채 진행 중인 작업에 대해 관리자에게 보고했지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는 이행되지 않은 채 작업이 강행됐다.

또한 잠수함 내부 정보는 하부 작업구역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작업 소음과 구조적 특성 속에서 위험 신호는 현장 깊숙한 곳까지 닿지 않았다.

화재 진압 이후에도 위험 통제는 확보되지 않았다. 배터리 위험을 인지하고도 전원차단 없이 구조가 진행됐고, 2차 폭발로 이어졌다.

노조는 고위험 작업이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해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기투입과 재하도급 구조 속에서 작업에 투입되는 하청노동자는 작업경험과 숙력도가 제각각이고 안전교육과 작업절차 숙지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에 투입됐다.

노조는 “작업지시는 위에서 내려오지만 현장의 위험은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공정 압박은 멈추지 않는 속에서 위험은 가장 취약한 위치에 집중되고, 이번 사고도 위험의 외주화 구조 속에서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우선 경찰의 사고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균 현중 대표이사 부회장과 금석호 사장 등은 사망 노동자 시신을 수습한 11일 “회사는 중대재해 원천차단을 목표로 고강도 안전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이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중 노사는 사고 이후 협의에 따라 14일 중대재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15일에는 8시간 특별안전교육을 진행한다.

14일 특별안전검검은 현장상황을 잘 아는 노조 대의원들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

정연근·한남진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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