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가 찾은 구윤철…“코리아 디스카운트 넘어 ‘프리미엄’ 시대로”
뉴욕서 글로벌 금융기관 대상 투자설명회 … 골드만삭스 등 13개 기관 참석
“한국 경제는 위기에 강하다” … 중동 리스크 대응과 경제체력 견고함 강조
한국의 AI 대전환과 원전 기반 에너지 전략에 글로벌투자 거물들 ‘높은 관심’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월가에 한국 경제의 개혁의지를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뉴욕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복합위기 대응능력을 설명하고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골드만삭스, 시티, JP모건, 블랙록, 모건스탠리,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13개 주요 금융기관의 고위급 임원 20여명이 참석해 한국 경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선제적 대응으로 리스크 관리” = 구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탄탄한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축적된 위기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등 에너지 안보 위협에 대응해 석유류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 수입선 다변화 등 정부가 시행 중인 선제적 조치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정부의 신속한 리스크 관리 체계에 신뢰를 보내는 한편, 한국이 직면한 인구 구조 변화와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중장기적 해법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구조 개혁과 규제 혁신을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을 산업 전반에 이식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자본시장 선진화 로드맵 제시 = 이번 IR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과감한 개혁 조치였다. 구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세 가지 핵심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외환시장 개방성 확대정책을 소개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영업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화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계좌 개설 절차 간소화, 영문 공시 단계적 의무화 등을 통해 투자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주 환원을 확대하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는 기업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시장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월가 투자자들은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한 참석자는 “한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속도와 폭이 과거 어느 때보다 고무적”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한국 국채와 주식에 대한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대전환 등에 높은 관심 = 설명회에서는 한국의 ‘AI 대전환(AX) 전략’과 이에 따른 에너지 수급 방안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구 부총리는 “AI 시대에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한국 정부가 기저 전력을 공급하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또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과 산업 입지의 전략적 배치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AI 산업 확산과 결합해 창출할 시너지 효과에 큰 기대를 나타냈으며, 원전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안보 전략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구 부총리는 마무리 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단순히 위기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외 개방과 시장 경쟁을 통해 한국 경제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도약시키고자 한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의 변화를 믿고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독려했다. 정부는 이번 설명회에서 제기된 투자자들의 건의 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무 중심의 소통을 강화해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